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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7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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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개단 美증시에 공매도 투자자 고전…“2020년 이후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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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매도 투자자 선호 美주식, 57% 올라

    ‘잡주’도 계속 올라…쇼트 스퀴즈 직면

    “요즘 조정은 저가매수 기회일뿐”

    [이데일리 김윤지 기자] 미국 증시 고공행진으로 증시 하락에 베팅한 투자자들이 5년 만에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데일리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근처 황소상.(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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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T가 인용한 금융정보업체 S3파트너스에 따르면 공매도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미국 주식 250종목으로 구성된 ‘공매도 인기 종목 바스켓’은 올해 들어 57% 급등해 해당 종목들의 하락에 베팅한 이들에게 타격을 안겼다. 이 같은 상승률은 해당 종목들이 85% 올랐던 2020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예컨대 비트코인 관련 업체 테라울프와 2021년 파산한 렌터카 기업 허츠는 올해 각각 155%와 50% 올랐다. 두 기업 모두 발행 주식의 40% 이상이 대차 상태로, 그만큼 공매도에 노출돼 있다는 의미다.

    올들어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은 13% 올랐다. 인공지능(AI) 열풍이 지속되고 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형성된 덕분이다. 올해 4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로 미 증시는 조정을 겪기도 했지만 이후 빠르게 회복,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에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거 유입됐고, 그 결과 공매도 투자자들은 쇼트 스퀴즈에 몰려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고 FT는 짚었다. 쇼트 스퀴즈는 주가 하락을 예상해 주식을 빌려 판 공매도 투자자가 주가가 상승할 경우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주식을 사는 행위다.

    머디 워터스의 창립자이자 유명 공매도 투자자인 카슨 블록은 “시장 사이클은 점점 길어지고 조정 기간은 점점 짧아져 전통적인 공매도 수요 자체가 사라졌다”며 “지금은 기업을 조사하고 보고서를 내는 방식의 행동주의 공매도만이 수익을 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요즘의 조정은 모두 바이더딥(Buy the Dip, 저가매수)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니콜라 사태를 촉발시킨 ‘공매도 저승사자’ 힌데버그리서치의 네이트 앤더슨이나 2001년 파산한 엔론의 공매도로 이름을 알린 짐 채노스 등도 최근 몇 년간 은퇴하거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FT는 “전체 지수를 무차별적으로 매수하는 패시브 펀드의 성장으로 인해 미국 증시가 지속적으로 올랐기 때문”이라며 “이에 따라 ‘역발상 베팅’을 하는 투자자들은 점점 더 힘든 싸움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J 캐피털 리서치의 공동 창립자인 앤 스티븐슨-양은 “(공매도 투자자에게)올해는 정말 힘든 한 해였다”며 “2020년 이후 모두가 시장이 조금 더 합리적으로 변하길 기다렸지만 그러지 않았다. 시장은 계속 오르고, 또 오르고, 또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 투자자들은 파도가 정당한지 여부와 상관없이 그냥 (상승)파도를 타는 경향이 있다”고 부연했다.

    한 미국 행동주의 공매도 투자자는 “과거에는 대마초 버블이나 SPAC(기업인수목적회사) 버블이 있었고 그것들이 기회를 제공했다”면서도 “지금은 시장의 여러 코너에서 동시다발적인 광기가 나타나고 있다. 가상자산 버블, 원자력 에너지, 양자 기술, AI나 데이터센터와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마찬가지다. 공매도 투자자들에게는 피할 곳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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