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페인 수교 75년 기념 제막식 개최
귀향 못하고 숨진 117명 한국인 선원 기려
스페인령 카나리아 제도 라스팔마스의 라루스항에서 한·스페인 수교 75주년을 기념해 한인 어부들의 노고를 기리는 조각상 '그리팅맨' 제막식이 열린 가운데 '오징어게임' 복장을 한 한류 팬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주스페인 대사관 라스팔마스 분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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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제막식이 열린 라루스 항구는 1966년 5월 13일 한국수산 개발공사 소속 '강화 601호'가 입항하며 한국의 대서양 원양어업 역사가 시작한 곳이다. 당시 열악하고 고통스러운 조업 환경에도 선원들은 묵묵히 참고 일해 조국 경제 발전에 헌신했다. 1966~1987년 본국 송금액만 8억 7000만달러에 달한다. 그 절정기인 1970년대에는 한국어선 210척, 한국인 1만여 명이 라스팔마스를 기반으로 일했다. 이 중 일부가 이곳에 정착해 현재 700여 명의 한인 사회를 이루고 있다.
특히, 이번에 설치한 조형물에는 남다른 의미가 담겨 있다. 임수석 주스페인 한국 대사는 "올해 한국과 스페인의 수교 75주년, 그리고 내년 60주년을 맞는 카나리아 제도의 한인 정착을 기념하는 뜻깊은 작품"이라고 했다. 제막식에는 스페인 정부와 카나리아 주 정부 대표, 현지 매체 10여 개 등이 참석했다.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도 축하 서한을 보내왔다. 카밀로 비야리오 왕실 의전실장은 국왕을 대신해 "국왕이 초대에 감사하며 행사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기를 희망한다"고 적었다.
주스페인 대사관 라스팔마스분관이 14일(현지 시간) 한국과 스페인 수교 75주년을 기념해 이날 라스팔마스 라루스항에서 ‘그리팅맨(greeting man)’ 기념조각상 제막식을 개최했다. 주스페인 대사관 라스팔마스 분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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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번 제막식에는 스페인 현지 한류 팬들도 참석해 '오징어게임' 캐릭터 복장을 하고 퍼포먼스를 벌였다. 임수석 대사는 축사를 통해 "라스팔마스는 한-스페인 두 나라 우호 관계의 상징"이라며 "카나리아에서 핀 우정의 싹이 더욱더 웅장하고 아름다운 나무로 자라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유영호 작가와 한인 대표들은 라스팔마스 선원 묘지를 찾아 여기 묻힌 한국인 선원들의 넋을 달랬다. 총 117명이 끝내 고향 땅을 다시 밟지 못하고 이곳에서 생을 다했다. 한편, '그리팅맨'은 2012년 우루과이를 시작으로 브라질 멕시코 미국 베트남 등 해외 7개국에 설치됐다. 국내에는 경기 연천, 강원 양구, 제주 서귀포 등에서 관람할 수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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