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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20 (토)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인질 시신 송환 늦자 이스라엘 "구호품 줄일 것"…가자 휴전 1단계 '삐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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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마스, 인질 28구 중 4구만 반환하자
    이 "구호품 반입 줄이고 라파 개방 중단"
    시신 추가 반환에 구호 제한 조치 해제 수순
    트럼프는 "하마스 무장해제에 개입" 위협


    한국일보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15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휴전 협정으로 하마스가 반환한 인질 시신이 법의학 연구소로 들어가고 있다. 텔아비브=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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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질 유해 송환 지연을 이유로 이스라엘이 "하마스가 합의를 고의적으로 위반하고 있다"며 가자지구 내 구호품 반입을 줄이겠다고 위협했다. 하마스가 4구의 인질 유해를 추가 반환하면서 당초 예정됐던 물자 반입 제한 조치는 중단되는 분위기지만, 인질 석방 후 단 사흘 만에 휴전 협정이 취약함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해 인도 지연에 경로 벗어난 휴전협정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14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은 다음 날부터 하루 트럭 600여 대 수준이었던 가자지구 내 구호품 반입량을 절반인 300대로 줄이고 인도주의적 기반시설에 필요한 경우를 제외한 연료 반입도 금지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초 예정됐던 가자지구와 이집트를 잇는 라파 국경 검문소 개방도 잠정 연기했다.

    이스라엘 국방부 산하 팔레스타인 업무조직 민관협조관(COGAT)은 해당 조치가 "하마스의 인질 유해 이송 합의 위반에 따른 결과"라고 주장했다. 1단계 휴전안에 따르면 하마스는 13일 오후 12시까지 소재가 파악되는 사망 인질 유해를 전부 이스라엘에 인도해야 한다. 그러나 이날 오전까지 송환된 시신은 단 4구에 불과했다. 이스라엘에 따르면 하마스 억류 중 인질 25명이 사망했고 1명의 생사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이스라엘의 조치가 발표되자 하마스는 14일 오후 늦게 4구의 시신을 추가로 돌려보냈다. 다만 이스라엘군은 이날 반환된 시신 한 구의 신원이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아랍권 알자지라방송에 따르면 하마스는 전쟁 중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가자지구가 파괴된 탓에 인질 유해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한다. 15일에는 4구의 시신이 더 반환될 예정이다. 이스라엘 공영 칸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추가 반환에 호응해 라파 검문소 개방과 구호품 제한 조치를 철회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무장해제 개입까지 시사



    한국일보

    14일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 이스라엘인 인질의 유해를 운반할 국제적십자위원회(ICRC) 차량이 도착해 있다. 칸유니스=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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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 구호단체들은 물자 부족을 우려하고 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 11일 가자지구 내 식료품·연료 등의 반입이 시작됐지만 12일에는 인질·수감자 교환이 이뤄지는 탓에 물자 통과가 불가능했다. 13일에도 유대교 명절을 이유로 국경이 폐쇄됐다.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는 14일 대변인을 통해 "여전히 소수의 트럭만이 (가자지구에) 들어오고 있다"며 "적은 트럭에 수많은 사람이 접근해야 하는 지금 상황은 인도주의적이지 않다"고 지적했다.

    1단계 휴전 합의가 위태로운 와중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하마스를 향해 2단계 종전 계획 참여를 압박했다. 하마스가 2단계 전제 조건인 '무장 해제'를 거부할 경우 미국이 직접 개입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하마스는 무장을 해제할 것"이라며 "만약 그들이 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그들을 무장 해제시키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은 신속하고 아마도 폭력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나 하마스는 오히려 내려놓아야 할 무기를 가자지구 통제권 장악에 활용하고 있다. 13일 로이터에 따르면 하마스는 휴전 발효 이후 가자지구에서 영향력을 되찾기 위해 다른 무장 세력을 단속하면서 최소 33명을 처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하마스 조직원으로 보이는 이들이 8명의 비무장 인원을 공개 처형하는 영상이 공유되기도 했다.

    이정혁 기자 dinner@hankookilbo.com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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