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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9 (금)

    이슈 애니메이션 월드

    연습생서 ‘골든’으로 금의환향… “상처 통해 성장하는 루미와 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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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솔로 데뷔하는 ‘케데헌’ 이재

    조선일보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서 루미 역을 맡은 작곡가 이재.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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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에서 주인공 루미의 노래를 부른 한국계 미국인 작곡가 이재(34)는 “실제로도 루미와 닮은 점이 많다”고 했다. “완벽을 추구하는 성격도, 일에 몰두하는 모습도 닮았고요. 저도 아이돌 연습생 시절에 루미처럼 제 결점을 감추려고만 했죠. 여성스럽지 않고 허스키한 제 목소리가 콤플렉스였거든요. 자신을 숨겨서라도 꿈을 이루고 싶은 루미의 마음에 깊이 공감했어요.”

    이재는 ‘케데헌’에서 루미의 가창뿐 아니라, ‘골든’ ‘하우 잇츠 던’ 등 주요 OST의 작곡·작사에 참여했다. 24일 첫 솔로 싱글 ‘인 어나더 월드’ 발매를 앞두고 한국 활동을 시작했다. 과거 아이돌 연습생 출신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내 팬들은 “금의환향”이라며 이재의 내한을 환영하고 있다.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재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평범한 작곡가였는데, 사랑과 응원을 너무 많이 받고 있다”면서 “‘골든’처럼 저 자신에게 힘이 됐던 노래를 한 곡 더 선물해 드리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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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주인공 루미.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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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가 작사·작곡한 ‘골든’은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 ‘핫100’에서 8주간 1위를 기록했다. 걸그룹 헌트릭스가 각자의 상처를 고백하고 극복하려는 간절함이 담긴 노래다. “요즘 팝이나 K팝 모두 멜로디 중심의 노래가 많지 않았잖아요. ‘골든’의 희망적인 가사와 선율이 힘든 시기를 지나는 분들에게 위로가 된 것 같아요.”

    이재는 2003년부터 12년간 SM엔터테인먼트 연습생으로 활동했다. 그러나 데뷔가 무산되며 미국으로 돌아가 작곡가의 길을 걸었다. 이후 ‘케데헌’을 통해 가수로 데뷔하고, 빌보드 정상에 오른 그의 여정에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서사”라는 반응이 잇따랐다. 이재는 “어릴 때는 상처도 많이 받았지만, 거절은 방향 전환(Rejection is redirection)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모든 일엔 이유가 있다고 믿었고, 시련을 극복하고 성장하는 게 더 중요했어요.” 그를 버티게 한 건 음악이었다. 홍대 카페에 앉아서 정오부터 밤 11시까지 비트를 만들었다. “그렇게라도 제 자신을 표현하니 위로가 되더라고요. 작은 기회라도 오면, 100%를 쏟자고 다짐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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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겸 작곡가 이재가 라디오 '이은지의 가요광장' 출연을 위해 1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으로 들어서며 인사를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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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간 마후라’의 주인공, 원로 배우 신영균의 외손녀라는 사실도 화제가 됐다. “할아버지는 ‘노래도 연기하듯 가사에 몰입하라’고 말씀하셨어요. 가장 크게 배운 건 열심히 일하는 태도예요. 지금도 항상 저한테 ‘잘했어, 더 열심히 해’라고 하시거든요.”

    다음 목표는 그래미상이다. 그는 “작곡가로서 더 성장하고 싶고, 미국의 팝과 한국의 K팝을 연결하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K팝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도 분명한 소신을 밝혔다. “미국 팝을 따라가기보다는, 한국적인 색깔을 살리면 좋겠어요. 한국 문화는 이미 충분히 개성 있고, 한국어도 너무나 아름답거든요. 퓨전 음식처럼 외국인도 소화할 수 있게끔 잘 섞어내면 돼요. 요즘 해외에서 “한국이 다 해먹는다(Korea is killing it)’는 말을 자주 듣는데, 정말 기쁘고 자랑스러워요.”



    [백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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