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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카오톡은 ‘SNS화’ 역풍인데… ‘메신저 기능’ 강화하는 글로벌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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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비즈

    일러스트=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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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요소를 도입하면서 이용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는 가운데, 해외 주요 플랫폼들은 메신저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스레드, X(옛 트위터), 틱톡 등이 메시지 기능을 전면 확장함에 따라, 지인들과의 사적인 대화가 메신저 앱을 벗어나 SNS 내부로 흡수되는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메타가 운영하는 텍스트 기반 SNS 스레드는 올해 7월 다이렉트메시지(DM) 기능을 도입한 데 이어, 이달부터 최대 50명까지 참여 가능한 그룹 DM 기능을 전 세계에 순차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에밀리 돌턴 스미스 메타 제품담당 부사장은 “사람들이 이미 이야기하고 있는 주제, 예를 들어 축구 경기나 드라마를 중심으로 더 깊이 연결되게 하려는 것이 목적”이라며 “단순한 메신저가 아니라 실시간 대화형 SNS로 확장 중”이라고 설명했다.

    스레드는 2023년 7월 X의 대항마로 출범한 텍스트 기반 SNS다. 최근 월간활성사용자수(MAU) 4억명을 돌파하며 메타의 차세대 핵심 앱으로 성장 중이다. 초기에는 짧은 글과 이미지 중심의 피드형 서비스였지만, 올해 들어 메시징 기능을 본격적으로 통합하면서 ‘SNS이자 대화 앱’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업데이트를 통해 스레드 이용자는 팔로어 중 최대 50명을 한 채팅방에 초대할 수 있으며, 향후 링크 초대 기능도 추가될 예정이다. 텍스트뿐 아니라 사진·영상·GIF 등 다양한 미디어 파일 전송이 가능하며, 메시지 요청 차단 및 스팸 필터 기능도 함께 제공된다.

    스레드의 급성장은 국내에서도 뚜렷하다. 앱 통계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스레드의 국내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2023년 서비스 시작 당시 약 97만명에서 지난달 기준 558만명으로 2년여 만에 5.7배 급증했다. 이는 Z세대를 중심으로 ‘글로벌 SNS 안에서의 대화’가 이미 일상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메타는 스레드와 함께 인스타그램에서도 메신저로의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숏폼 기능인 ‘릴스’와 함께 DM이 이용자 체류 시간을 견인하는 핵심 요소가 되면서, 인스타그램은 앱 UX(사용자경험) 구조 자체를 ‘대화 중심’으로 개편 중이다. 지난해부터 메시지 탭 접근성과 알림 기능을 개선하고, 친구 전용 스토리·공동 피드 관리 기능을 추가하는 등 카카오톡, 왓츠앱 등 기존 국내외 메신저 앱과의 경쟁 구도를 강화했다. 지난달 기준 인스타그램의 국내 MAU는 2441만명에 육박한다.

    X 역시 메시징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X는 지난 6월 자체 암호화 채팅 서비스인 ‘XChat’을 도입했다. 이 서비스는 종단간 암호화(E2EE)를 적용해 사용자가 보다 안전하게 사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동영상 플랫폼 틱톡 또한 영상 댓글, 스토리 공유, 친구 간 DM 기능을 통합해 이용자 간 대화를 확대하고 있다. 추천 피드 내 상호작용을 강화하면서 콘텐츠 소비뿐 아니라 실시간 대화와 커뮤니티 형성을 동시에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반면 국내에서는 카카오톡의 SNS화가 정반대의 결과를 낳았다. 카카오는 지난 9월 카카오톡 친구 탭을 인스타그램과 유사한 피드형으로 개편하고 숏폼 탭을 신설했지만, 사용자 반응은 “틱톡·인스타그램을 섞은 혼종”이라는 비판이 주를 이뤘다. 메신저 본연의 ‘단순함’과 ‘사생활 분리’ 기능이 SNS 요소에 침해 당하면서 거부감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SNS가 메시징 기능을 강화한 것은 기존 공개 소통 채널에 ‘친밀한 사적 소통’이라는 부가 가치를 더하는 것으로 인식되어 이용자 반발이 없는 것과 대조적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인스타그램 등 글로벌 SNS는 이미 10~20대 이용자들의 일상적 소통 창구로 자리 잡았다”며 “이용자들이 기존 SNS 안에서 관계를 유지하고 대화를 이어가는 흐름이 확산되면, 메신저 시장에서 카카오톡의 독점적 위치도 흔들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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