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투자 전문 운용사 아크인베스트가 올해 3분기 비트코인 시장 분석 보고서를 통해 기업과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보유한 비트코인이 전체 공급량의 12.2%에 달했다고 진단했다.
지난 17일 아크인베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디지털 자산 재무(DAT) 전략을 채택한 기업들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올해에만 40% 급증하며 총 110만개를 넘어섰고 전체 발행량의 5.6%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또 미국 비트코인 현물 ETF 또한 보유량을 꾸준히 늘려 총 발행량의 6.6%에 달하는 130만개를 소유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아크인베스트는 "역사적으로 ETF의 비트코인 잔액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때마다 비트코인 가격 역시 새로운 고점을 향했다"며 기관의 자금 유입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올 3분기를 11만4065달러로 마감했다. 이는 시장의 주요 심리적·기술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는 단기 보유자(STH) 원가(11만1933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아크인베스트는 200일 이동평균선(10만772달러)과 온체인 평균(7만9259달러) 역시 강력한 지지선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거시 경제 환경도 비트코인에 우호적으로 조성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보고서는 미국 노동시장이 약화 조짐을 보이는 반면 인플레이션 위험은 잦아들고 있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초점이 고용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만약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경우 침체된 주택시장이 강하게 반등하며 경제 전반에 강력한 승수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규제 완화와 감세 정책이 인공지능(AI) 중심의 설비투자를 촉진해 생산성 붐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아크인베스트는 낙관론 속에서도 신중함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가장 큰 이유는 비트코인의 4년 주기 사이클이다.
보고서는 "과거 두 번의 반감기 사이클에서 비트코인은 반감기 이후 약 530일(약 18개월) 후에 가격이 정점에 도달했다"고 지적했다. 가장 최근의 반감기가 2024년 4월 20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사이클상에서는 강세장의 후반부에 접어들었을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아크인베스트는 "온체인 펀더멘털은 견고한 강세장을 가리키고 있으나, 과거 반감기 주기를 고려할 때 신중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기관 투자자의 강력한 매수세와 긍정적인 거시 경제 전망은 낙관론에 힘을 싣지만, 주기상 강세장 후반부에 진입했을 가능성과 잠재적 변동성 확대는 경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안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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