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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美 증시 조정에 사상 최대 순매수…기술주보다 암호화폐·레버리지에 꽂혔다[서학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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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학개미 탑픽]

    서학개미들이 미중 무역 갈등 조짐에 미국 증시가 하락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매수에 나서 사상 최대 규모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엔비디아가 가장 많이 순매수되긴 했지만 서학개미들의 매수세는 이더리움 관련주와 비트코인 채굴업체에 집중됐고 이른바 대형 기술주인 매그니피센트 7에 대한 관심도는 극히 저조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9~15일 사이에 미국 증시에서 24억4415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이는 머니투데이가 2022년 초부터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규모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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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학개미 순매수·S&P500지수 추이/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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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증시에서 서학개미들의 이전 역대 최대 순매수는 지난 1월23~29일 사이의 17억7895만달러였다. 서학개미들의 주간 순매수 규모가 15억달러를 넘기기는 올해만 6번째다.

    서학개미들이 미국 증시에서 역대 최대 순매수를 기록한 지난 9~15일 사이에 S&P500지수는 1.2%, 나스닥지수는 1.6% 내려갔다. 이 기간 주가 하락은 중국이 희토류 통제 조치를 발표한데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0일 중국에 10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영향이었다.

    이후 16~17일 이틀 동안은 S&P500지수가 0.1% 약보합을 보인 반면 나스닥지수는 0.04% 강세를 나타냈다. 미국 증시는 지난 16일 은행권 부실 대출 문제가 잇달아 터지며 하락했으나 17일에 바로 반등했다.

    지난 9~15일 사이에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엔비디아로 3억2901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엔비디아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따르는 그래닛셰어즈 2배 롱 엔비디아 데일리 ETF(NVDL)도 5980만달러 순매수됐다.

    엔비디아 주가가 지난 9일 192.57달러로 종가 기준 사상최고가를 기록한 뒤 급락하며 15일 180달러마저 깨지자 대규모 저가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 주가는 지난 17일 183.22달러로 마감하며 반등했다.

    서학개미들은 이어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를 1억9705만달러 순매수했다.

    서학개미들은 AI(인공지능) 랠리로 반도체주가 상승세를 지속하던 직전주까지 SOXL을 5주 연속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했다. 그러나 지난 9~15일 사이에 SOXL이 6.5% 하락하자 순매수 전환했다.

    순매수 3~6위는 암호화폐 관련주가 차지했다. 순매수 10위인 비트코인 채굴업체 비트팜즈까지 포함해 순매수 상위 10위 중 절반이 암호화페 관련주였다.

    순매수 3위는 상장사 중 이더리움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로지스로 1억8352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비트마인 주가는 지난 8월 초부터 대략 40~62달러대의 박스권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데 지난 6일 63.22달러로 박스권 상단을 살짝 넘어선 뒤 지난 10일 52.47달러까지 17.0% 급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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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9~15일 서학개미 순매수 상위 종목/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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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마인은 박스권 상단을 돌파한 직전주에 1443만달러 소폭 매도 우위를 보였으나 주가가 박스권 중반까지 내려오자 대규모 저가 매수 자금이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

    비트마인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따르는 티렉스 2배 롱 비트마인 데일리 타겟 ETF(BMNU)도 8844만달러의 매수 우위로 순매수 6위에 올랐다. 하지만 비트마인 주가는 이후에도 하락해 지난 17일 50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비트코인 채굴업체로 최근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을 키우고 있는 아이렌은 1억6163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아이렌 주가는 지난 8월 말부터 가파르게 오르며 사상최고가 경신 기록을 이어가다 15~17일 3일간 12.7% 하락했다. 아이렌은 신고가 경신 행진을 계속한 지난 5주 연속 서학개미들의 추격 매수로 순매수를 지속했다.

    이더리움 선물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2배 이더 ETF(ETHU)도 1억2571만달러 순매수됐다. 직전주 5033만달러의 순매도에서 돌아선 것이다.

    ETHU 역시 비트마인처럼 지난 6일 166.88달러로 단기 고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ETHU는 지난 17일 105.93달러로 마감해 지난 6일 대비 36.5% 급락했다.

    비트코인 채굴업체인 비트팜즈도 6399만달러의 매수 우위로 순매수 상위 10위에 올랐다. 비트팜즈 주가는 지난 9월10일 1.75달러로 1달러대에 머물다 폭등세를 보이며 10월15일 6.47달러로 약 3.7배 올랐다.

    서학개미들은 비트팜즈 주가가 치솟아 오르자 뒤늦게 추격 매수에 나선 셈이다. 비트팜즈 주가는 16~17일 이틀간 22.6% 급락했다.

    주요 선진국들의 부채 증가와 불확실한 세계 정세로 안전자산인 금값이 큰 폭으로 뛰고 있는 가운데 금 현물에 투자하는 SPDR 골드 셰어즈 ETF(GLD)가 8678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내며 3주 연속 순매수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증시가 하락한 가운데 투자할 종목을 특정하지 못한 투자자들은 S&P500지수 투자에 나서면서 S&P5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그대로 따르는 뱅가드 S&P500 ETF(VOO)가 7024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양자컴퓨팅 회사인 리게티 컴퓨팅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반대로 2배 추종하는 디파이언스 데일리 타겟 2배 숏 리게티 ETF(RGTZ)가 6505만달러 순매수된 것도 눈에 띈다.

    리게티가 지난 9월 중순 이후 양자컴퓨팅 회사 중에서도 유독 두드러진 주가 상승세를 보이자 하락 베팅이 나온 것으로 보인다. 리게티 주가는 지난 9월10일 16.19달러에서 10월15일 56.34달러로 3.5배 뛰었다. 이후 16~17일 이틀간은 17.7% 급락했고 RGTZ 가격은 37.6% 급등했다. 지난 15일 종가로 RGTZ를 매수했다면 이틀간 37.6%의 수익률을 올린 셈이다.

    이외에 서학개미들은 TSMC(5802만달러)와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따르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 5633만달러), AMD(5253만달러), 아이온큐(5036만달러) 등을 5000만달러 이상 순매수했다. 양자컴퓨팅 회사인 아이온큐의 경우 주가가 리게티와 달리 지난 14일부터 이틀간 5~6%대의 하락세를 보이면서 저가 매수가 유입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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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월9~15일 서학개미 순매도 상위 종목/그래픽=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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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면 서학개미들이 지난 9~15일 사이에 가장 많이 순매도한 종목은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 글로벌이었다. 코인베이스는 8424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코인베이스는 지난 8일 주가가 387.27달러까지 올랐다가 다음날부터 16일까지 6거래일 연속 14.7% 미끄러졌다. 주가 하락에 그간의 차익이 모두 날아갈까 우려한 투자자들이 매물을 던진 것으로 보인다.

    이어 소형 모듈 원자로(SMR) 회사인 뉴스케일 파워가 6450만달러 순매도됐다. 미군이 미국 내 모든 기지에 소형 모듈 원자로를 설치한다고 밝히며 주가가 지난 15일 16.7% 급등한 가운데 차익 매물이 출회된 것으로 추정된다.

    뉴스케일 파워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트레이더 2배 롱 뉴스케일 파워 데일리 ETF(SMU)도 4062만달러 순매도되며 차익 실현이 이뤄졌다.

    서학개미들이 직전주에 2억4550만달러를 대거 순매수했던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배 ETF(TSLL)는 4617만달러 순매도로 돌아섰다. TSLL은 테슬라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2배 추종한다.

    직전주에 1억9095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보였던 테슬라는 159만달러 소폭 매도 우위를 나타내며 매매 공방이 치열했음을 드러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 2일부터 17일까지 430달러를 중심으로 횡보하고 있다. 지난 9월에 보여줬던 상승 모멘텀이 힘을 잃자 테슬라 랠리 초기에 TSLL을 매수했던 투자자들이 차익 매물을 내놓은 것으로 파악된다.

    애플은 4120만달러의 매도 우위로 16주째 순매도가 지속됐다. 애플 주가는 지난 10일 3.5% 하락한 뒤 소폭 반등했다.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 지수(VIX) 선물지수를 하루 2배의 수익률로 따르는 2배 롱 VIX 선물 ETF(UVIX)가 2636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낸 점도 주목된다.

    VIX는 증시가 하락할 때 상승한다. 미중 무역 긴장이 다시 고조되며 UVIX가 반등하자 차익 매물이 출회된 것이다. UVIX는 지난 10일 25.7% 급등했다.

    아이온큐의 하루 주가 수익률을 반대로 2배 따르는 디파이언스 데일리 타겟 2배 숏 아이온큐 ETF(IONZ)도 2632만달러 순매도됐다. 아이온큐 주가가 지난 14~15일 11.8% 급락하며 IONZ가 25.2% 상승하자 차익 실현이 이뤄진 것이다.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이자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반대로 3배 따르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 역시 2125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민간 의료보험회사인 유나이티드헬스 그룹은 최근 주가가 횡보하고 있는 가운데 1601만달러 순매도됐다.

    권성희 기자 shkw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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