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랩·트로트 등 각종 분야서
한일 구도 강조하는 예능 인기
“경쟁하는 맛 여전, 반감은 줄어”
지난 7월 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 파이터(스우파3)에서 한국팀들과의 경쟁 끝에 우승한 일본 댄스팀 오사카 오조 갱. /M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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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일전’으로 흥행을 노리는 예능 프로그램이 이어지고 있다. tvN은 이달 초부터 한일 양측 참가자들이 탈출, 추리 등 각종 경쟁 게임을 벌이는 방송 ‘싱크로’의 참가자 모집을 시작했다. CJ ENM과 일본 방송국 TBS가 합작 제작한 프로그램. 내년 방송 예정으로 각각 최고의 두뇌와 압도적인 육체를 가진 두 사람이 2인 1조로 팀을 이뤄 경쟁에 뛰어든다.
TV조선은 추석 연휴 기간에 ‘한일 수퍼 매치 씨름 vs 스모’ 방송에서 한국 씨름과 일본 스모 선수들의 강대강 승부를 담아 화제를 모았다. 지난 8월엔 트로트 경연 무대 방송 ‘사랑의 콜센타-세븐스타즈’에서 한일 수교 60주년 특별 기획으로 양국의 남자 트로트 가수들이 경쟁하는 ‘한일 미스터트롯 대격돌’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21일부터 방송하는 Mnet 밴드 경연 ‘스틸하트클럽’은 첫 예고편부터 한국 연주자들과 일본 밴드의 ‘라이브 한일전’을 앞세웠다. 최근 은퇴한 배구 선수 김연경의 초보 감독 데뷔기를 담은 MBC ‘신인감독 김연경’ 역시 그가 이끄는 고교 배구팀 원더독스의 첫 대결 상대로 일본 고교 최강팀인 슈지츠 고등학교를 내세웠다. 다국적 여성 춤꾼들의 경쟁으로 큰 화제몰이를 한 Mnet의 ‘월드 오브 스트릿 우먼 파이터’는 미국·뉴질랜드·한국·일본 등 5국 댄스팀이 참여했지만 유독 한국 댄스팀 ‘범접’과 일본 댄스팀 ‘오사카 오조 갱’의 한일전이 큰 주목을 받았다. 결국 우승은 오사카 오조 갱에 돌아갔지만, 이들은 비난을 받는 대신 많은 국내 팬의 응원을 받았다.
한일전 소재 프로그램의 인기 배경으로는 양국 시청층의 달라진 경쟁 정서가 꼽힌다. 정덕현 평론가는 “최근 양국 문화 교류가 늘면서 서로가 대결 상대란 인식과 경쟁하는 맛은 여전하지만 반감은 줄어 ‘선의의 경쟁’이란 표현에 맞는 최적의 소재가 됐다”며 “요즘 시청자들은 ‘일본’을 좋아하진 않아도 ‘일본 문화’는 좋아한다고 당당히 말한다”고 했다. 최근 극장가 일본 애니메이션 열풍이나 J팝 열풍도 이와 무관치 않다. 한 제작사 관계자는 “한일전은 짧은 시간에 강렬한 장면을 담아야 하는 숏폼 제작의 관습에 맞추기 쉽고, 소셜미디어에서 젊은 시청층의 호응도 순식간에 올릴 수 있는 핫한 소재”라고 했다.
[윤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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