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토 바이오테크 기업들 홍콩서 자금조달 나서
홍콩 증권거래소 신년 행사 |
(서울=연합뉴스) 김준억 기자 = 중국 본토(상하이·선전) 증시에 상장된 'A주 기업'이 홍콩증시에 이중 상장을 신청한 건수가 역대 최다 규모로 급증했다고 관영매체인 차이나데일리가 21일 보도했다.
시장정보업체인 윈드인포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3일까지 홍콩증시에 상장을 신청한 A주 기업은 총 83개사로 지난 10년간 신청 건수 합계보다 많았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본토 기업 주식인 H주와 A주를 함께 발행하는 'A+H 이중상장' 추세는 제약·바이오테크기업이 주도하고 있다.
주요 사례를 보면 선전에 본사를 둔 커싱바이오팜은 최근 이사회가 H주 발행과 상장 계획을 승인했으며 이는 해외시장 확대와 자본구조 최적화, 해외 브랜드 인지도 제고 등을 위한 '혁신+국제화' 전략에 따른 결정이라고 밝혔다.
커싱바이오팜은 재조합 단백질 의약품 연구·개발과 생산, 판매를 주력으로 하는 기업으로 항바이러스 치료 및 종양·자가면역 질환, 대사 질환, 퇴행성 질환 등의 치료 분야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 회사의 발표는 지난달 말 제약·바이오테크 기업들의 상장 신청이 쇄도했던 시기에 나왔다. 지난달 29∼30일 이틀 동안 홍콩증시에 기업공개(IPO)를 신청한 제약·바이오테크 기업은 10개사가 넘는다.
차이나데일리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A+H 이중상장' 추세는 정책과 기업, 시장 등 3개 측면의 요인들이 결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우선 홍콩증권거래소가 2018년 도입한 상장 규정 '18A' 조항은 흑자를 기록하지 못한 바이오테크 기업들에도 자금조달 통로를 열어줬다.
이어 올해 5월 홍콩 증권선물위원회(SFC)와 증권거래소가 공통으로 출범시킨 '기술기업채널'(TECH)은 비공개 신청과 원스톱 상담을 제공해 바이오테크 기업의 상장 절차를 신속하고 안전하게 만들었다.
또한 홍콩의 탄탄한 장기 기관투자자 기반은 금융 플랫폼으로만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기업들에 국제적 신뢰와 협력을 구축하는 무대를 제공한다고 차이나데일리는 덧붙였다.
아울러 본토와 홍콩 증시 간 교차거래 제도인 후강퉁(상하이-홍콩)·선강퉁(선전-홍콩)에서 올해 3월 투자자 접근성 확대 조치가 시행됨에 따라 본토 투자자들이 H주에 꾸준히 투자하고 있다.
차이나데일리는 기업들의 실적 호전도 투자 심리를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남증권에 따르면 홍콩증시의 제약업종은 상반기에 처음으로 흑자 전환했다. 서남증권 애널리스트들은 신약 개발을 하는 제약업계가 새로운 이익 주도형 국면으로 진입했다며 선도 기업들은 상용화와 해외 계약 등에 성공하면서 오랜 연구개발 투자를 실질적 수익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A+H 이중상장' 붐이 중국 바이오산업 지형을 재편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자본은 기반이 탄탄한 선도기업에 집중되면서 이들 기업의 지위는 더욱 강화되고 업계 전반에 걸쳐 시장재편을 촉발할 것으로 전망됐다.
또한 자본 접근성 확대는 장기적이고 위험이 큰 혁신 분야에 투자를 촉진해 신약 개발의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측됐다.
justdus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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