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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다카이치, 일본 첫 여성 총리 선출…'우익 연정' 예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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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의원 투표서 과반 넘겨
    평화헌법 개정 등 추진


    한국일보

    다카이치 사나에(가운데) 일본 자민당 총재가 21일 일본 임시 국회 중의원 본회의에서 제104대 총리로 선출된 후 박수로 축하하는 의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도쿄=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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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가 21일 일본 국회에서 총리로 선출됐다. 1885년 일본이 내각제를 도입한 이후 140년 만에 첫 여성 총리다. 연정을 이탈한 '중도 우파' 공명당 대신 우익 성향인 제2야당 일본유신회(유신회)와 새 연립정부를 꾸리면서 총리가 되는 데 성공했다.

    일본 국회는 21일 임시회를 열고 다카이치 총재를 신임 총리로 선출했다. 중의원(하원) 재적 의원 465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237명이 다카이치 총재에게 표를 던졌다. 이날 중의원 표결은 1차 투표에서 과반(233명)을 넘겨 결선 투표 없이 마무리됐다. 참의원(상원)에서는 1차 투표에서 과반에 1표 부족한 123표를 획득해, 제1야당 입헌민주당 노다 요시히코 대표와 결선 투표 끝에 총리로 지명됐다. 결선 투표 득표수는 125표였다.

    다카이치 총리 취임은 순탄치 않았다. 여소야대의 중의원 구도에 더해, 26년간 연립여당으로 함께해 온 공명당이 자민당의 정치자금 문제를 비판하며 연정 이탈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한때 국민민주당을 주축으로 기타 야당들이 연립 논의를 이어가며 2012년 이후 처음으로 비(非)자민 총리가 탄생할 수도 있다는 '위기설'도 돌았다.

    정세가 다시 자민당에 유리해진 것은 제2 야당인 유신회가 협력 의사를 밝히면서다. 17일 유신회는 연정 참여 '절대 조건'으로 △오사카 부(副)수도 구상 수용 △사회보험료 인하 △비례대표 중심 중의원 10% 감원 등 그동안 추진해 오던 당내 정책을 여당이 함께 추진하길 요구했고 자민당은 이들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다. 두 정당의 의석수를 합하면 모두 231석으로, 이전 자민·공명 연정 당시의 220석보다 10석 넘게 늘었다.

    유신회 역시 우익 성향으로, 다카이치 총리와 함께 평화헌법 개정 등 강경 보수 정책을 함께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유신회가 장관 배출 없이 단순 정책 수준에서 협력하는 '각외협력'을 선택한 것은 양당의 결속이 튼튼하지 않은 점을 방증한다.

    '여자 아베'로 불려 온 다카이치 총리는 안보뿐 아니라 경제 정책도 확장 재정과 금융 완화 등 아베 신조 전 총리 정책을 계승하고 있어 일본인들의 기대감이 크다. 돈이 풀릴 것이란 기대감에 일본 증시 주가지수도 연이틀 장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다카이치 총리로서는 곧바로 맞이할 외교 일정들도 과제다. 당장 취임 일주일 만인 27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을 찾는다. 오는 31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도 참여해 주변국 정상과 첫 상견례 자리를 가진다.

    이정혁 기자 dinn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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