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보험 손해율 추이/그래픽=이지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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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9월 들어 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보험료는 4년째 동결된 반면 운행량과 정비요금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손보업계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2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대형 4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DB손해보험·현대해상·KB손해보험)의 2025년 9월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당월 기준 94.1%, 누적(1~9월) 기준 85.4%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이후 월 손해율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손해율 상승에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4년 연속 이어진 보험료 인하 효과가 누적된 데다 추석 전 벌초와 가을 행락객 이동 증가로 사고 건수가 늘어났다. 정비요금과 부품비·수리비 등 원가 부담도 꾸준히 커지고 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9월 고속도로 통행량은 2억8537만대로 전년 동월(2억4382만대)보다 18% 이상 증가했다.
회사별 손해율은 DB손보 95.2%, KB손보 94.8%, 현대해상 93.8%, 삼성화재 92.7%로 모두 90%를 웃돌았다. 손해율이 높아지면서 보험영업 수익성에도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 자동차보험 사업비율이 16.3% 수준임을 감안하면 4개사 평균 합산비율은 110.4%에 달한다. 이는 보험료 100원을 벌어 110원 이상을 지출하는 구조로, 업계 전반이 적자 상태에 놓여 있음을 의미한다.
사업비율을 반영한 과거 5년 합산비율 추정치를 기준으로 할 때 손해율이 1%포인트 상승할 경우 업계 손실이 약 1636억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하면 9월의 높은 손해율은 연말 손보업계 실적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연말 계절적 요인까지 겹치면 손해율 상승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8월 대비 12월 손해율이 평균 2.6%포인트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올해 연말 손해율은 87%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8월 말 기준 누적 손해율은 84.4%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료는 동결됐지만 원가는 꾸준히 오르고 기후와 계절 요인까지 겹치면서 구조적 적자가 고착되는 상황"이라며 "연말까지 손해율이 더 악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배규민 기자 bkm@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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