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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시위와 파업

    트럼프 보란듯…北, APEC앞두고 미사일 시위로 존재감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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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형 외교이벤트 앞두고 5개월만에 도발 재개…"APEC서 비핵화 논의 말라 메시지"

    美와 대화 재개 분위기에 미칠 영향 주목…단거리 미사일로 대남 위협 성격도

    연합뉴스

    북한이 작년 9월에 4.5t 초대형 재래식탄두 장착 신형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며 공개한 사진
    [평양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nk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김효정 기자 = 북한이 2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일주일 앞두고 탄도미사일 도발을 재개하면서 의도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에 29∼30일 방한해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예정으로,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다분히 이런 일정을 염두에 둔 것으로 평가된다.

    대형 외교 이벤트를 앞두고 존재감을 과시하는 한편 한미의 대화 제안에 당장 응하기보다는 무력시위를 통해 핵보유국 지위 인정이 먼저라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이날 단거리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 수 발을 발사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쏜 것은 지난 5월 8일 화성-11형 등 여러 종류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섞어서 발사한 이후 처음이다.

    북한이 5개월여만에 탄도미사일 도발을 재개하며 그 시점을 APEC 정상회의를 앞둔 때로 택한 것은 정치적 계산이 깔렸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번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해 한미·한중·미중 정상회담이 열릴 전망이며, 북한 문제도 주요 의제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APEC에서 북한이 어떻게 다뤄질지에 관심이 클 텐데, 개막을 앞두고 탄도미사일 발사로 존재감을 부각했다"며 "핵보유국 위상을 갖고 있다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APEC 기간 열리는 한미, 미중,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가 다뤄질 텐데 비핵화를 의제로 삼지 말라, 비핵화는 불가하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그래픽] 최근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 일지
    (서울=연합뉴스) 김영은 기자 = 합동참모본부는 22일 "우리 군은 오늘 오전 8시 10분께 북한 황해북도 중화 일대에서 동북 방향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수 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0eun@yna.co.kr X(트위터) @yonhap_graphics 페이스북 tuney.kr/LeYN1


    이번 미사일 발사가 북미 대화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가능성이 작다고는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하면서 지난 2019년 6월의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과 같은 깜짝 만남이 있을지 주목되는 국면에서 탄도미사일 도발이 감행됐기 때문이다.

    북한이 대화의 전제로 내건 '비핵화 의제 배제'를 미국이 받아들였다는 신호가 없는 상황에서 북미대화에 응할 생각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일종의 기 싸움 성격으로 볼 수 있다는 의미다.

    홍민 위원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 제의에 호락호락 응하지는 않겠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한이 도발의 수위를 조절한 측면도 있어 속단하긴 이르다는 말도 나온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아닌 단거리 미사일을 쐈으며, 시점도 APEC 정상회의 직전은 아니라는 점에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만약 트럼프 대통령과 회동 기대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의도였다면 좀 더 임박한 시기를 골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 교수는 "APEC에는 시 주석도 참석할 예정인데, 만약 도발 효과를 극대화하려고 더욱 임박해서 발사했다면 중국이 불쾌감을 느낄 수 있다"며 "이는 북중관계 복원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이 이번 미사일 발사를 신호탄으로 도발의 수위를 점차 높여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새 ICBM인 화성-20호 시험발사 등을 통해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비핵화를 의제에서 배제한 대화에 나오도록 본격적으로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군 당국은 북한이 시험발사한 미사일이 지난해 9월 발사했던 신형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다-4.5'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데, 단거리 미사일이라는 점에서 대남 위협의 성격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명 정부 들어 첫 탄도미사일 발사를 통해 '적대적 두 국가관계'라는 남북관계 입장이 달라지지 않았음을 보여주려 했다는 것이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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