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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세계 금리 흐름

    집값·환율 불안에…한은, 기준금리 2.5% 3연속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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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5.10.2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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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회 연속 연 2.50%로 동결했다.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완전히 잡히지 않은 상황에 섣불리 금리를 내릴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근 1430원대를 넘나드는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도 고려한 결정으로 보인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3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 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수준인 연 2.50%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7월과 8월 금통위 회의에 이어 세 번 연속 동결이다. 금통위는 “물가가 안정된 흐름을 지속하는 가운데 성장은 전망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지만 소비와 수출을 중심으로 개선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부동산 대책의 수도권 주택시장 및 가계부채 영향, 환율 변동성 등 금융안정 상황도 좀 더 살펴볼 필요가 있어 현재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동결한 것은 부동산 과열 우려를 고려한 결정으로 풀이된다. 수도권 지역 주택담보대출을 최대 6억 원으로 일괄 축소하는 6·27 대책에도 불구하고 10월 둘째 주(10월 13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은 2주 전(연휴 전)보다 0.54% 더 오르며 상승 폭이 커졌다. 이에 따라 정부는 서울 전역과 수도권 주요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10·15 대책을 발표했다. 추가 규제가 나온 직후 한은이 금리를 낮춘다면 부동산 대책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20일 국정감사에서 “유동성을 더 늘려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원-달러 환율 불안도 금리 동결을 결정하는 주요 근거가 됐다. 이달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1431.0원까지 올랐다. 올해 4월 29일(1437.3원) 이후 5개월 반 만에 처음 주간 종가 기준으로 1430원대에 올라선 것이다. 이후에도 원-달러 환율은 1410~1430원대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과의 관세 협상 과정에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금 이슈가 해소되지 않은 영향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하면 원화 가치 하락을 부추겨 고환율이 고착화할 가능성도 있다.

    이런 가운데 집값과 환율 불안이 진정되지 않을 경우 한은이 다음 달에도 기준금리를 낮추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마지막 금통위 회의는 다음 달 27일로 예정됐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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