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작품집 '10·29 기억과 안전의 길'도 발간
이태원참사 희생자 유가족들 |
(서울=연합뉴스) 조현영 이율립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3주기를 엿새 앞둔 23일 오전 10시 29분, 이태원 참사가 일어났던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흰 천에 쌓여있던 3점의 사진 작품이 모습을 드러냈다.
별자리가 수놓아진 보랏빛 배경에서 실제 유가족들이 서로를 껴안고 다독여주는 순간이 담겼다. 그 주위로는 '그날 밤을 기억하는 모두가 안녕하길 바랍니다'라는 메시지가 외국인 희생자들의 출신 국가인 14개 외국어로 번역돼 적혀있었다.
그간 '10·29 기억과 안전의 길' 예술 감독을 맡아왔고 이번 작품에도 참여한 권은비 작가는 "참사 생존자들이 사랑하는 친구나 애인을 지키려고 안아주다가 결국 기절했다고 증언한 데서 착안했다"며 "피해자를 포용하고 아픔을 보듬어야겠다는 고민을 담았다"고 말했다.
권 작가는 작품이 밤에 더욱 빛나 보일 수 있도록 신경을 썼다고 했다. 별이 된 참사 희생자들이 참사 공간을 비추는 것처럼 보이게 하고 싶어서다.
함께 참여한 김민재 그래픽 디자이너도 "희생자가 별이 됐다고 생각하면서 작업했다"며 "말과 말 사이 빈 공간에 별을 배치해 희생자들이 남겨진 자들을 지켜주는 별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전시된 작품은 참사 이후 선보이는 11번째 작품이다.
유가족들은 내내 먹먹한 표정으로 작품을 들여다봤다. 일부는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참사로 아들을 잃은 김순신씨는 눈가에 눈물이 고인 채 "서로 아픈 마음을 껴안아 주는 것 같아 눈물이 났다"며 "완벽하게 진실 규명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개막식이 끝나고 유가족들은 "사진과 똑같은 포즈 해보자", "부둥켜안아 보는 거야"라며 한데 모여 서로를 끌어안기도 했다.
정미라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부위원장은 "왜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는지 아직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어느 곳을 지나다녀도 안전하고 다치지 않는 안전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희생자 159명을 기리며 이날 오후 1시 59분 서울 종로구 별들의집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사진 작품집을 발간한다고 밝혔다.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우리에겐 아직 기억해야 할 이름들이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작품집에는 그간 '10·29 기억과 안전의 길' 사진 전시 프로젝트에 참여한 사진가, 미술가, 시인, 디자이너 등 예술가 25명의 작품과 글이 담겼다.
사진 작품은 이날부터 내달 1일까지 별들의집에서 전시된다.
이태원 참사 3주기 추모행사는 행정안전부와 서울특별시가 공동 주최한다. 오는 29일 광화문광장에서 참사 3주기 기억식이 열리고 25일에는 최초 신고 시각인 오후 6시 34분부터 서울광장에서 추모 대회가 예정됐다.
hyun0@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