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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7 (수)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미, 가자지구 분리 추진…"이스라엘 구역만 재건해 하마스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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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가자지구를 이스라엘 관리 구역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관리 구역으로 분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이중 이스라엘 구역에만 재건 작업을 진행해 하마스의 무장해제를 압박한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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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D 밴스 미국 부통령(가운데)이 2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남부 키리야트 갓에 새로 설립된 민군 협력센터 개소식에 참석해 기자회견 하고 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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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이스라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자지구는 비교적 안전한 지역과 극도로 위험한 지역으로 나뉘며, 안전한 지역을 지리적으로 확장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기자회견에 함께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그전까지 하마스가 통제하는 지역에는 재건 자금이 지원되지 않을 것"이라며 "안전한 지역을 재건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일자리와 거주지 등을 제공하기 위해 이스라엘 방위군(IDF)이 통제하는 지역에 새로운 가자지구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일부 철군해 현재 가자지구의 약 53%를 통제하고 있다.

    밴스 부통령과 쿠슈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양측에게 현재 휴전안을 준수할 것을 촉구하기 위해 이스라엘에 방문해 이러한 구상을 밝혔다. 다만 정부 고위 관계자는 WSJ에 두 사람이 발표한 계획이 "아직 초기 구상 단계이며 며칠 안에 업데이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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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20일(현지 시간) 가자지구 남부 칸유니스에서 이스라엘 드론이 투하한 ‘옐로 라인(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내 철수선) 접근 금지 경고' 전단을 받고 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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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스라엘 안보 전문가들은 이 계획이 하마스를 정치적·군사적으로 약화하는 수단이 될 거라고 본다. 이스라엘 싱크탱크인 국가안보연구소(INSS)의 오퍼 구터만 선임연구원은 "이 계획은 하마스의 정치적 기반을 약화하면서 동시에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의 전투 능력을 더욱 훼손하는 작전을 수행할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이 계획이 "실현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이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직 이스라엘 고위 국방부 관리인 아미르 아비비는 "이 계획은 하마스에 무장해제를 압박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하마스가 물러서지 않을 경우 이스라엘이 통제 구역을 확대하려 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랍 중재국들은 이 계획으로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일부 지역을 영구적으로 통제하게 될 수 있다며 우려한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 점령 지역으로 이주할지도 알 수 없다. WSJ은 아랍 정부들이 이러한 조건으로는 가자지구 치안 유지를 위한 병력 투입을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유럽외교협회(ECFR)의 타하니 무스타파 연구원은 "가자지구는 팔레스타인 국가에 유일하게 단절되지 않은 영토를 상징해 왔다"면서 "가자 분할 계획은 팔레스타인 주민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힐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한 평화구상의 핵심 문제는 구체적인 보장 없이 하마스의 무장해제를 요구하는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현실은 교착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봤다.

    지난 10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한 평화 협정에 따라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1단계가 발효됐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내 철수선 '옐로라인' 뒤로 물러났으며 통제 구역을 점차 축소할 방침이다.

    이영민 기자 letswi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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