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연 2.5%로 동결…부동산·환율 불안
이창용 "서울 집값 너무 높아…성장률 갉아먹는 수준"
"성장률 잠재 밑돌아…경기 등 종합적으로 보고 결정"
'금리인하 기조 유지'에도 "추가 인하 난망" 전망
한국은행 총재가 23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창용 “금리인하 기조 지속…경기 등 종합적으로 고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금통위 본회의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잠재 성장률을 밑도는 성장률 전망이 지속하는 가운데 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향후 우리나라 경제 성장 경로에 상승·하락 양방향으로 모두 위험 요인이 있다면서, 부동산만이 아니라 경기 등 종합적인 상황을 보고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경기가 지금 잠재(성장률)보다 상당히 낮은 상황”이라며 “우리가 금리 인하 사이클에는 있지만 인하의 속도와 폭을 조금 천천히 가져가겠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금리 동결 배경에 대해 “수도권 주택시장이 다시 과열 조짐을 나타내고 있고 정부가 이에 대응해 추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는데 통화정책 면에서도 주택가격 상승 기대를 자극하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 주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회의를 전후해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이는 한미 및 미중 무역협상의 결과가 향후 성장 흐름을 가늠하는 데 가장 중요할 것”이라며 “미 연방준비제도의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 결과, 반도체 경기의 확장 속도와 지속기간 등도 면밀히 점검해 내년 이후의 성장 흐름을 다시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금리 결정은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동결 의견을 내면서 이뤄졌다. 신성환 위원은 지난 8월에 이어 이번에도 ‘금리 인하’ 소수의견을 냈다. 신 위원은 “주택시장 관련 금융안정 상황이 우려되지만, 경제성장률(GDP) 갭률이 상당 폭 마이너스(-) 수준을 지속하는 현 상황에서 가급적 이른시점에 금리를 인하하고 경기와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지켜보면서 금리 결정을 이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GDP갭은 잠재성장률에서 실제 성장률을 뺀 값이다.
3개월 내 금통위원 금리 전망에서는 6명 중 4명이 인하 가능성을 열어둬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최근 세 차례 금리 동결 결정에서 금통위원들의 3개월 내 인하 가능성은 7월 4명, 8월 5명, 10월 4명으로 변화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11월 인하 가능성 유지…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집값’
시장 전문가들은 금통위가 미 관세정책의 부정적인 영향 등 성장률 하방 리스크를 고려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 차례 추가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다만,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여전히 다음 달 인하 가능성을 점치는 의견도 있었지만 부동산 시장 과열과 높은 환율 등으로 내년 1분기로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늘었다. 금리 인하가 없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박석길 JP모건 이코노미스트는 11월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한다면서도 “3개월 내 금리 인하를 전망한 금통위원 수가 5명에서 4명으로 줄어드는 등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신호는 8월에 비해 약해졌다”고 판단했다. 그는 “외환·부동산 시장 상황을 포함한 금융 안정이 11월까지 개선되지 않으면 추가 인하가 내년 1분기로 연기될 수 있으며, 이 시나리오에 상당한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위원은 “한은으로선 경기를 고려해 추가로 금리를 내릴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을 것”이라며 “11월 인하 가능성이 있다고 보지만, 부동산과 환율 등 제반 여건이 녹록지 않을 것 같다. 특히 집값은 쉽게 떨어지지 않는 특성이 있고, 정책이 효과를 보는 데 시차도 필요해 다음 달까지 유의미한 효과가 날지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금통위 회의 전 한은의 금리 인하기 종료를 전망했던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기존 전망을 유지히지만 대안 시나리오로 내년 1분기 한 차례 25bp(0.01%포인트) 추가 인하 가능성을 보고 있다”고 했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부동산 시장은 주간 상승률이 0.1% 수준으로 안정돼야 할 것으로 보이고, 경기는 회복세가 예상된다”며 “내년 2월 이후 다시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겠으나 현실화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