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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1 (목)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6년 만의 트럼프·시진핑 회담…관세·희토류·펜타닐·대만 문제 다뤄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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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6월 G20 회의 이후 6년여 만
    우크라 전쟁과 핵 군축도 논의될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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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왼쪽) 당시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오사카=AP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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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30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미중 정상이 만나는 건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6년여 만이다. 양국 간 산적한 현안들 가운데 이번 회담에서는 관세와 희토류, 펜타닐(합성 마약), 대만 문제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 카드' 관세 및 희토류 두고 신경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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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촬영된 미국 캘리포니아주 모하비 사막에 있는 마운틴 패스 광산 내 희토류 광산의 항공사진 모습. AP 뉴시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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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 미국 싱크탱크 브루킹스 연구소에 따르면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가장 시급히 논의될 의제는 관세와 희토류 문제다. 앞서 양국은 지난 4월 서로를 향해 100%가 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며 대치하다가 그 집행을 유예하고 5월 이후부터 무역협상을 벌여 왔다. 그러나 중국이 지난 9일 희토류 수출 통제 강화 방침을 밝히자, 미국이 다음 달 1일부터 중국에 추가 관세를 100% 부과하겠다고 선언하며 양측의 대립이 격화한 상태다.

    이에 따라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관세와 희토류 문제를 의제로 올리고 이견을 조율할 것으로 전해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미국과 중국은 최근 관세 인상 및 상호 보복 조치 위기로 급박한 상태에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상회담은 양측 간 긴장 완화 및 메시지 전달의 수단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관세 수준이 올해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은 낮지만, 안정적인 관세 체계는 세계 시장에 절실히 필요한 예측 가능성을 가져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시진핑에 펜타닐 먼저 질문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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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7년 11월 9일 비즈니스 리더 행사가 열린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도널드 트럼프(왼쪽) 당시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자리를 안내하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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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펜타닐 문제도 의제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범죄 단속 관련 회의에서 '중국이 미국과 멕시코의 항구 검문을 피하기 위해 베네수엘라를 통해 펜타닐을 밀수하고 있는 증거가 있느냐'는 기자 질문에 "중국은 그렇게 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는 (APEC에서) 시 주석을 만날 예정인데, 내가 그에게 먼저 질문할 내용은 펜타닐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서는 펜타닐 및 그 유사물질이 불법 마약 과다복용의 주요 원인으로 제기되며 미국 정부의 심각한 국가적 과제로 자리 잡았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에서 출발해 멕시코 등을 경유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펜타닐 공급망의 역할을 중국이 차단해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로이터통신은 "미중 정상회담은 단순히 경제·무역 논의만이 아니라, 양국 관계의 ‘안정성’, ‘신뢰 회복’, ‘전략적 대화 재개’라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며 "펜타닐 문제는 미국이 중국에 요구하는 구체적 행동 사항으로서 회담 테이블에 올라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에 민감한 사안인 '대만 문제'가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중국이 최근 대만 주변에서 군사훈련을 강화하면서 대만해협의 군사적·정치적 긴장이 증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중 정상이 APEC이 개최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지역 안정' 메시지를 내놓는 과정에서 대만 문제가 자연스럽게 의제로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앞서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중국이 미국에 공개적으로 대만 독립 반대 입장을 이끌어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20일 "중국은 그런 일(대만 침공)을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며 대만 문제를 이례적으로 언급했다. 브루킹스 연구소는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양안(중국과 대만) 관계에서 중국이 주장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재확인해주기를 기대한다"며 "하지만 이 문제의 민감성을 고려하면 성급하게 성공을 바라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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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왼쪽)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9년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호텔 회담장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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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밖에 핵 군축과 우크라이나 전쟁도 정상회담의 의제로 오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백악관에서 열린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의 회담에서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통해) 희토류와 미국산 대두 수출, 나아가 핵 군축 문제까지 합의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은 중국의 핵무기 증강 및 전략적 무기 현대화에 대한 우려가 크다. 다만 중국은 미중 간 핵 불균형이 크다고 봐, 이번 정상회담에서 새로운 군축 조약이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해 중국의 러시아산 석유 수입 중단을 요구할 것이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그 문제에 대해서도 얘기할 것"이라면서 "인도는 (러시아산 석유 수입이) 올해 말까지 거의 사라질 것"이라고 답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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