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DC 로이터=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와의 본격적인 회담에 임하기 앞서 질문할 기자를 가리키고 있다. 2025.10.07.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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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SNS(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캐나다는 로널드 레이건의 관세 관련 연설을 악용한 허위 광고를 내보낸 것이 적발돼 현행범으로 붙잡혔다"며 "그들(캐나다)의 사실에 대한 중대한 왜곡과 적대 행위 때문에 나는 그들이 현재 내는 것에 더해 관세를 10% 인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들의 광고는 즉시 중단되어야 했지만 그들은 광고가 사기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월드시리즈 중계 도중 그대로 내보냈다"고 덧붙였다. 지난 23일 트럼프는 캐나다와의 무역 협상도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의 대캐나다 관세율은 35%인데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적용 품목은 제외돼 캐나다의 대미 수출 중 대부분인 85%는 관세를 적용받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삼은 TV광고는 공화당의 상징과도 같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1987년 4월25일 라디오 연설 발언을 일부 편집한 것이다. 레이건은 광고에서 "높은 관세는 필연적으로 외국과의 보복과 치열한 무역 전쟁을 촉발한다"며 "그러면 최악의 상황이 벌어진다. 기업과 산업이 문을 닫고 수백만 명이 일자리를 잃는다"고 말했다. 레이건의 목소리가 1분가량 담긴 해당 광고는 이미 여러 차례 방영됐고, 특히 24일 캐나다 소속 팀 토론토 블루제이스가 진출한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중계 과정에서도 나왔다. 온타리오주가 보수 진영의 영웅이자 트럼프가 벤치마킹한 레이건의 입을 빌려 트럼프의 관세정책을 비판했다는 평가다.
레이건 대통령 재단은 광고 직후 "음성과 영상을 선택적으로 사용했고 재단의 사전 허가를 구하지도 않았다"며 "법적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의 관세 정책을 비판하는 캐나다 광고 화면에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등장한 모습 /사진=유튜브 영상 갈무리 |
당시 레이건 대통령의 연설은 자유무역을 옹호하면서도 일본에 최후의 수단으로 관세를 부과하게 된 것을 미국 국민에게 설명하려는 목적이었다. 하지만 연설 내용이 일부 편집되긴 했지만 인용문은 레이건의 원본 연설에 나온다는 점, 또 레이건이 실제 관세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밝혔었다는 점은 사실이라는 반론도 있다. 레이건은 당시 일본으로 유입되는 값싼 반도체를 비판하며 관세를 부과하면서도 "장기적으로 보면 이런 무역 장벽은 모든 미국인에게 피해를 준다"고 언급했다.
CNN은 "레이건은 실제로 5분간의 연설에서 관세를 강력히 비판했다"며 "자유롭게 공정한 무역에 대한 전폭적 지지를 표명한 연설이었다"고 전했다. 레이건도 과거 관세를 활용했지만 대체로 '불가피한 악'으로 생각했고, 무역 전쟁에 대해 경고했다는 점을 짚은 것.
트럼프가 반발하면서 광고 비용을 부담한 온타리오주 더그 포드 주지사는 27일부터 광고 캠페인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는 분노를 감추지 않았고 결국 추가 관세까지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나란히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26일 시작되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로이터에 따르면 카니 총리는 미국과의 협상 재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카니 총리를 만날 계획이 없다고 했다.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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