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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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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00조원 ‘빅딜’ 달린 한미 동맹…‘마지막 협상’ 성공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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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 부회장①

    “협상 성공시 한국, 가장 신뢰받는 파트너될 것”

    “정상회담 마지막 이벤트…실패시 협상동력 상실”

    “미중 협상, 획기적 개선보다 제한적 합의에 그칠 것”

    [뉴욕=이데일리 김상윤 특파원] “이번 협상은 단순한 투자 합의가 아닙니다. 한미 양국이 미래 전략산업의 주도권을 어떻게 나눌지를 정하는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이끌었던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ASPI) 부회장은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3500억달러(약 500조원) 규모의 한미 투자협상을 “양국의 경제안보 동맹을 가늠할 분수령”으로 규정했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협상이 결단의 국면으로 접어든 시점에 이뤄진 이번 인터뷰는 교착 상태의 협상 테이블을 바라보는 워싱턴 내 시선과 온도를 그대로 보여줬다. 그는 “이 협상이 성공적으로 타결된다면 반도체·배터리·전기차·조선 등 전략산업에서 한국이 미국의 ‘가장 신뢰받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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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 부회장 (사진=AFP)


    현재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30일 무역합의 당시 약속한 3500억달러 대미 투자 집행 방식을 놓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29일 방한하는 가운데, 한미 정상회담에서 최종 합의가 이뤄질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4일 국정감사에서 ‘한국이 매년 250억 달러씩 8년간 총 20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나머지 1500억 달러는 신용 보증 등으로 추진)를 집행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논의가 있다”면서도 “대미 현금 투자 규모를 둘러싸고 양측이 굉장히 대립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교착 국면에 대해 커틀러 부회장은 “통화스와프, 현금 투자비율, 세제 혜택 등 세부 조건이 핵심 변수”라며 “이번 정상회담이 사실상 합의를 이끌어내는 ‘결정적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만약 이번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한국의 주요 수출품목인 자동차 등에 대한 25% 고율 관세 불확실성이 지속될 수 있다”며 “협상 동력이 떨어지기 전에 결론을 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즉 이번 회담이 한미 경제협력의 ‘속도전’을 결정짓는 마지막 창구라는 의미다.

    그러면서 그는 “솔직히 말해 미국은 전략산업에서 동맹국의 협력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며 “한국은 기술력과 생산능력 면에서 가장 신뢰할 수 있는 핵심 파트너이며, 이번 협상이 장기적 파트너십의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커틀러 부회장은 오는 30일 예정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회담과 관련해 “미중 회담의 핵심은 상호 경쟁을 얼마나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중 관계는 획기적 개선보다는 제한적 합의에 머무를 가능성이 크다”며 “양국 모두 전략적 경쟁을 인정한 채 갈등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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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윤 이데일리 뉴욕특파원이 웬디 커틀러 아시아소사이어티 부회장과 화상 인터뷰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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