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 등 '관계 다지기'…"무역전쟁 여파 대처"
트럼프 대통령과 말레이시아(왼쪽부터), 태국, 캄보디아 정상들 |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기 집권 이후 첫 아시아 순방국으로 26∼27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를 찾으며 동남아 국가들과의 관계 강화에 공을 들였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고율 관세 이후 미국에 거리감을 느끼는 국가들이 중국으로 눈을 돌리지 않도록 붙잡아 두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군사 충돌한 태국과 캄보디아의 휴전 협정 체결을 주재했다.
아울러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와 회담하고 무역협정과 핵심광물 협정을 맺었으며 캄보디아와의 무역 협정, 태국과의 핵심광물 협정도 각각 체결했다.
베트남과도 큰 틀의 합의를 이루고 수주 내 무역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백악관이 전했다.
이 같은 광폭행보는 동남아 국가들을 사이에 둔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 상황을 반영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말레이시아 도착 후 환영단과 함께 춤추는 트럼프 |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 후 단행한 고율 관세 정책을 계기로 동남아 국가들에 적극 손을 내밀고 있다.
최근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한 관세 도전에 맞서 중국과 아세안이 뭉치자는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미국 등의 원조가 줄어드는 가운데 중국이 동남아 국가의 인프라 자금의 최대 조달국으로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동남아 국가들을 미국의 편으로 관리하기 위해 적극적인 행보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다.
캄보디아-태국 평화협정 체결식 참여한 트럼프 |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은 중국의 역내 지배력 확대에 대한 불안감으로 서방에 더 가까워지고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가 이들 국가의 제조업에 큰 타격을 주며 모든 것이 뒤바뀌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캄보디아-태국 휴전 협정 중재는 단순히 노벨 평화상을 받으려는 노력이라기보다 "무역·관세 전쟁의 여파에 미국이 어떻게 대처하려는 지에 관한 더 큰 이야기 속에 자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물론 동남아 국가들이 미국에 등 돌리고 노골적인 친중 행보에 섣불리 나서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세계 최강국인 미국이 역내 중재자나 군사적 안보 제공자로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많기 때문이다.
더 타임스는 "이는 이제까지 중국이 하지 못하거나, 하려 하지 않은 역할"이라며 따라서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은 적어도 부분적으로 미국의 '텐트' 안에 머물려고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는 이들 국가의 고심을 키우는 대목이다. 그가 중국과의 합의 뒤 아시아의 안보 등 역내 사안을 등한시할 수 있다는 걱정이다.
더타임스는 "우려되는 점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합의만 원하고, 아시아를 완전히 잊어버린 채 자신이 초래한 혼란을 뒤로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그럴 경우 동남아는 중국을 우선시할 수밖에 없는 새로운 세계 질서 속에서 서둘러 움직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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