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앱 완벽 호환·AI 제미나이 연동
고화질·핸드트래킹 강점에도 269만원은 가격 부담
갤럭시 XR |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삼성전자[005930]가 구글·퀄컴과 공동 개발한 첫 확장현실(XR) 헤드셋 '갤럭시 XR'을 내놨다.
애플의 XR 기기 '비전 프로' 등장으로 치열해지는 글로벌 XR 헤드셋 시장 경쟁에서 주도권을 챙기고, 향후 스마트글래스 시장까지 선점하겠다는 발상이다.
27일 기자가 직접 체험해본 갤럭시 XR의 가장 큰 강점은 현재 발매된 애플의 '비전 프로', 메타의 '메타 퀘스트 3' 등 경쟁 기기를 통틀어 가장 뛰어난 디스플레이였다.
삼성이 공개한 기기 제원에 따르면 갤럭시 XR의 OLED 디스플레이 해상도는 양쪽 눈 각각 가로 3천552픽셀, 세로 3천840픽셀로 화소 총수는 약 1천360만 화소다. 3660 x 3200 해상도로 약 1천170만 화소이던 애플 비전 프로보다 화질에서 앞서는 수치다.
실제로 기기를 착용해 보니, 가로에 비해 세로 해상도가 더 커서 상하로 꽉 들어찬 화면 덕분에 몰입감 있는 경험을 제공했다.
갤럭시 XR로 여러 창 띄워놓고 작업하는 장면 |
갤럭시 XR의 무게는 545g으로, 경량형인 515g인 메타 퀘스트 3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비전 프로처럼 고글 자체에 배터리가 없어 별도의 외장 배터리팩을 유선으로 장착해야만 사용할 수 있다.
배터리팩을 옷 주머니에 넣으면 사용에 큰 문제는 없지만, 향후 게임을 하거나 복잡한 동작을 수행할 때는 불편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반적인 사용자환경(UI) 설계는 갤럭시 스마트폰을 사용해 본 적이 있는 이용자라면 무리 없이 적응할 수 있을 정도로 유사하다.
모든 조작은 탭은 엄지와 검지로 집게손가락 만들어 붙였다가 떼는 '핀치' 제스처로 실행할 수 있다. 또 사용자의 동공 움직임을 감지해 시선에 커서를 가져다 대는 기능도 들어가 있는데, 둘 다 예상 외로 인식률이 높지 않아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오작동이 잦았다.
버튼과 조이스틱이 달린 컨트롤러는 별매품으로 판매되는데, 실제로 체험해 보지는 못했지만, 정밀한 조작을 하려면 반드시 있어야 할 것으로 보였다.
갤럭시 XR로 둘러보는 독일 쾰른 일대의 3D 이머시브 뷰 |
갤럭시 XR의 최대 강점은 바로 인공지능(AI) 기술이다.
갤럭시 XR은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Gemini)와 완벽히 연동돼있다. 실시간으로 우측 상단의 버튼을 길게 누르거나 음성으로 제미나이를 호출해 앱을 제어하고, 눈앞에 보이는 사물에 대해 질문할 수 있었다.
또다른 강점은 갤럭시XR이 기존에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에 출시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기반 앱을 완전히 호환한다는 점이다.
실제로 갤럭시XR에서 기존에 출시된 인기 모바일 게임 '승리의 여신: 니케'나 '젠레스 존 제로' 같은 게임을 구동해 보니, 실행에 큰 문제가 없었고 가상 화면에 띄워 몰입감 있게 즐길 수 있었다.
또 PC 게임 플랫폼 스팀(Steam)의 원격 플레이 앱 '스팀 링크'도 안드로이드 앱 마켓에 올라와 있는 만큼, PC에서 실행 중인 게임을 원격으로 플레이할 수 있었다.
갤럭시XR에만 특화된 '킬러 앱'은 아직은 부족해 보였다.
구글 지도의 경우 갤럭시XR에서 실행하면 가상현실 공간에서 3D 지도를 볼 수 있는 '이머시브 뷰' 기능을 제공하는데, 미국·유럽·일본 등의 유명 관광지 전경을 눈앞에서 미니어처를 보는 것처럼 실감나게 체험할 수 있다.
갤럭시 XR로 '승리의 여신: 니케' 플레이하는 장면 |
또 네이버의 스트리밍 플랫폼 '치지직' 역시 갤럭시XR에 특화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었다.
이틀간 체험해본 갤럭시 XR의 기술적인 완성도는 인상적이었지만, 높은 가격은 여전히 대중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으로 보였다.
갤럭시 XR의 국내 공식 판매가는 269만원으로, 500만원대에 달하는 애플 비전 프로에 비하면 성능은 비슷한데 가격은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70만∼80만원대에 유통 중인 '메타 퀘스트 3'나 'PICO 4 울트라' 같은 보급형 기기에 비하면 상당한 고가로, 일반 이용자가 가볍게 접근하기에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가격대다.
야심 차게 나온 갤럭시 XR이 마니아층의 '비싼 장난감'을 뛰어넘어 시장에 안착하려면, 결국 안드로이드 앱 생태계의 개방성과 갤럭시 제품군과의 연계를 무기 삼은 '킬러 앱'으로 확실한 존재감을 과시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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