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4000 돌파 ‘역대 최단 천 단위 상승’…전 세계 증시 압도
반도체 슈퍼사이클 속 5년 만에 천 단위 상승
PER 18배 ‘저평가’ vs ‘과열’ 엇갈린 시각
엠피닥터에 따르면 27일 코스피 지수는 전장 대비 101.24포인트(2.57%) 오른 4042.83에 거래를 마치면서 사상 첫 ‘4천피(4000포인트)’를 넘어섰다. 코스닥 지수도 19.62포인트(2.22%) 오른 902.70으로 마감하며 지난해 3월 이후 1년 7개월만에 900피를 넘어섰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4년 10개월만에 3000→4000 달성…단기 급등에 세계증시 압도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올해 첫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지난 9월 10일 이후 한 달 반 만에 4000선에 진입했다. 시가총액도 3326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최고치 달성 이후 599조원 이상 증가했다.
단기간 급등세로 역대 가장 빨리 천 단위 상승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출범 후 6년 만에 1000을, 18년 만에 2000을, 13년 만에 3000을 돌파했다. 그러나 3000에서 4000까지는 불과 4년 10개월이 걸리며 역대 가장 빠른 천 단위 상승이다.
1989년 3월 ‘3저(低) 호황’ 속 첫 네 자릿수(1003.31)를 기록한 이후, 2007년 7월 외환위기를 딛고 2000선을 넘어섰고, 2021년 1월 코로나19 이후 유동성 확대 속에 3000선을 돌파한 바 있다.
올해 코스피의 상승세는 글로벌 증시도 압도했다. 코스피는 연초 대비(YTD) 68.49% 상승하며 전 세계 주요 증시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주요국 증시를 살펴보면 베트남 VN 30(42.76%), 스페인 IBEX(36.80%), 폴란드 WIG 20(36.00%), 이스라엘 TA 35(34.93%), 항셍지수(31.72%), 벨기에 PSI(31.24%) 등이 30%대 수익률을 나타냈다.
반면 ‘서학 개미’의 픽을 받았던 미국 증시는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5.47%, 다우존스는 10.96% 상승에 그쳤다. 나스닥종합지수는 20.17%로 선방했지만 코스피에는 크게 못 미쳤다. 독일 DAX(21.75%), 일본 닛케이(26.69%), 영국 FTSE(18.02%) 등 주요 선진국 증시도 모두 코스피 상승률을 밑돌았다. 이는 ‘미국 예외주의’로 미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던 지난 10년간의 흐름과 뚜렷하게 대비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평가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유동성 확대로 인해 실물보다 자산시장이 잘나가는 전 세계적 현상에서 국내 주식시장은 지배구조 개선으로 특히 주목받았다”며 “이는 비가역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는 만큼 과거와 달리 연속성을 가지고 증시의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반도체·외국인이 이끈 증시
이번 상승장은 반도체 ‘슈퍼사이클’ 기대감이 견인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주가 코스피 거래대금의 3분의 1가량을 차지하며 지수 상승을 주도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자우 등 상위 3개 종목만으로 코스피 전체 거래대금의 28%가 집중됐다. 9월 이후 전기전자 업종은 56.4% 상승하며 증시 상승을 주도했다.
외국인도 9월 이후 전기전자 업종을 중심으로 대규모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으며, 9~10월 전체 순매수 금액 중 전기전자 업종이 91%를 차지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도 가파르게 증가했다. 외국인 보유액은 1125조원으로 연초 대비 두 배 가까이 불어났다.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열기도 뜨겁다. 투자자예탁금은 80조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코스피 상장사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32배, 주가수익비율(PER)은 18.2배로 증가했다. 그러나 글로벌 평균 대비 여전히 낮다. 참고로 세계 평균 PBR은 약 3.4배, 신흥국 평균은 2.0배 수준으로, 코스피는 여전히 글로벌 평균 대비 저평가 상태이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코스피 4000포인트는 주주가치 중시 경영의 결실로 그간 억눌려온 시장이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며 “신산업 중심 산업구조 전환을 통해 코스피 5000 및 코리아 프리미엄을 현실화할 수 있을 것이며, 자본시장이 이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코스피 4000포인트 돌파는 우리 자본시장에 대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실제 투자 활성화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 등 실질적인 결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생산적 금융으로의 대전환을 통한 경제의 새로운 성장 엔진 출현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