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 29일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에서 발생한 대홍수 현장 모습. 해당 재난으로 주민 226명이 사망했다.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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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전인 2024년 10월 29일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에서 대홍수가 발생해 226명이 사망하고 42억달러(약 6조390억원) 규모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당시 스페인에는 엄청난 양의 비가 내렸는데 돌발적으로 홍수가 발생했다. 범람한 물은 마을과 도로를 빠른 속도로 뒤덮었고 수많은 시민이 대피하지 못해 참변을 당했다.
스페인 기상 당국에 따르면 대홍수 당시 발렌시아 지역에는 단 8시간 만에 1년 치 강수량이 쏟아졌다. 피해 주민 호세 플라테로(69)는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100세인 아버지도 태어나 이런 홍수는 처음 본다며 두려워하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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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원인으로 '지구온난화' 지목…기후변화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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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29일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에서 발생한 대홍수 현장 모습. 해당 재난으로 주민 226명이 사망했다.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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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은 스페인 동부 발렌시아 대홍수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지목했다. 차가운 공기와 따뜻한 공기가 만나면 강력한 비구름이 생성된다. 과학자들은 기후변화로 인해 이 같은 패턴이 더욱 빈번해졌다고 주장했다.
스페인 동부와 남부는 대서양과 지중해 사이에 위치해 이런 현상에 특히 취약하다. 이 현상은 스페인어로 '고고도 고립 저기압'을 줄인 말인 'DANA'로 알려져 있다.
해당 용어가 만들어지기 전 지역 주민들은 가을에 내리는 폭우를 '고타 프라이아'(gota fria, 차가운 물방울)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는 차가운 공기가 따뜻한 지중해 해역 위로 불어, 더운 공기가 빠르게 상승해 구름을 형성하면서 발생한다. 큰 우박 폭풍이나 토네이도를 동반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지중해 기온 상승과 더 따뜻한 대기 조건이 극심한 폭우를 만드는 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영국 레딩대학교 하나 클록 교수는 "앞으로 폭발적 홍수를 더 많이 보게 될 것"이라며 "여기에선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 흔적을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기후 과학자 단체인 세계기상기여도(WWA) 역시 "자세한 연구가 더 필요하나 이례적 폭우의 가장 유력한 원인은 기후변화로 보인다"며 "화석 연료 배출로 인해 지구가 더워지면서 하루 동안 쏟아지는 비의 양이 계속 늘어나는 중"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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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간 국가 애도 기간 선포…대규모 시위도 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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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0월 29일 스페인 발렌시아 지역에서 발생한 대홍수 현장 모습. 해당 재난으로 주민 226명이 사망했다. /로이터=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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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정부는 대홍수 재난으로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하자 사흘간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직접 수해 피해 지역을 방문해 주민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정부가 수습 노력에 나섰으나 성난 민심을 달래는 데 실패했다. 재난 발생 당시 기상 당국이 '적색경보'를 발령했음에도, 지역 주민에게 긴급재난안전문자가 약 12시간 후에나 발송됐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재민 지원 등 정부의 후속 대처도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민심은 더욱 악화했다. 이에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과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수해 현장을 찾았다가 분노한 주민들로부터 오물과 진흙 세례를 받기도 했다.
결국 홍수 발생 10여일 후인 2024년 11월 9일 발렌시아 도심에서 약 13만명의 시민이 참가한 대규모 시위가 진행됐다. 이들은 정부 대응이 미흡했던 점을 지적하며 발렌시아 주지사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후 발렌시아 주지사는 대국민 사과에 나섰다. 그는 "당국의 대처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겠다"며 "원조가 없었다거나 충분하지 않았다고 느낀 모든 주민에게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채태병 기자 ct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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