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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트럼프의 러브콜 퇴짜? 밀당?…김정은 순항미사일 발사,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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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300] [APEC 정상회의]
    北, 트럼프-다카이치의 美핵항모 승선 45분 전 순항미사일…존재감 발휘하면서도 수위 조절

    머니투데이

    2019년 6월 30일 판문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만나 악수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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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순항미사일을 기습 발사한 것은 한반도 내 존재감은 발휘하면서도 미국과의 대화 여지는 남겨두려는 다차원적 포석으로 해석된다. 순항미사일은 탄도미사일과 달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앞두고 수위를 조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전날 오후 3시쯤 서해북부 해상에서 북한군이 순항미사일 발사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북한은 해상에서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주장했지만, 서해에서 순항미사일을 쏠 수 있는 북한의 최현호는 항구에 정박 중이었다고 한다. 군은 북한이 근해에서 바지선으로 순항미사일을 쐈을 가능성 등까지 분석 중이다.

    북한의 이번 순항미사일 발사에서 주목할 점은 '시점'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전날 오후 3시45분쯤 도쿄 인근 가나가와현 요코스카의 미군기지에서 미국의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인 '조지워싱턴'에 승선했다. 두 정상이 항모를 승선하기 전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쐈기 때문에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 다카이치 내각 모두 이를 인지했을 가능성이 높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석좌교수는 "미일 정상회담 일정을 염두에 두고 순항미사일을 발사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은 한반도 주변 일정을 '사전 인지하고 있다'는 메시지 뿐 아니라 '한반도에 우리도 있다'는 존재감을 과시하려는 메시지를 발신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다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순항미사일 발사 현장에 없었던 점과 탄도미사일이 아닌 순항미사일을 쏜 점으로 볼 때 트럼프 대통령의 심기는 건들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탄도미사일은 핵과 대량살상무기(WMD)를 운반할 수 있는 수단으로 안보리 제재 대상이지만, 순항미사일은 이와 달리 제재 대상은 아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김정은이 순항미사일 발사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개인적인 추억, 친분을 유지하기 위해 수위 조절을 한 측면도 있어 보인다"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최소한의 신뢰관계를 유지하고 그의 체면을 살려주면서도, 최종적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여전히 고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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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5월8일 진행된 장거리포 및 미사일체계 합동타격훈련을 지도했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인 9일 보도했다. 이번 훈련에는 '600mm 다연장 방사포'와 전술탄도미사일 '화성포-11가형'이 동원됐다. / 사진=뉴스1(노동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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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대통령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계기 방한 일정 동안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원하고 있지만, 북한은 러시아와 중국의 뒷배를 확보한 만큼 변수가 많은 '깜짝 회동'엔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북한으로선 비핵화가 아닌 핵군축·동결 등 자신들이 원하는 조건에서만 미국과 협상에 임할 것이란 관측이다.

    임 교수는 "순항미사일 발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집요한 회동 제안에 김정은이 거절의 의사를 재확인시키는 신호"라면서도 "다만 깜짝 회동은 거절하지만 대화 재개는 김정은이 원하는 시기와 조건에서 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도 볼 수 있다"고 했다.

    남성욱 숙명여대 석좌교수는 "김정은은 이번 APEC 정상회의에는 응답하지 않고, 노벨평화상에 목마른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하기 위해 추후 대화를 제안하거나 응할 수도 있다"며 "김정은은 내년 상반기 전 트럼프 대통령을 평양에 초청하는 빅게임으로 핵군축 회담을 시도할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기간 중 김 위원장과 만날 가능성도 남았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7일 말레이시아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과 만나 "그가 만나길 원한다면 한국에 (더) 있을 것"이라며 "내가 한국에 있으니 바로 그쪽으로 갈 수도 있다(I can be right over there)"고도 했다.

    앞서 김 위원장도 지난달 22일 최고인민회의에서 "나는 아직도 개인적으로는 현 미국 대통령 트럼프에 대한 좋은 추억을 가지고 있다"며 "미국이 허황한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고 우리와 진정한 평화 공존을 바란다면 미국과 마주 서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조성준 기자 develop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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