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한국에서 진행할 '세기의 회담'에 전 세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전 세계 경제가 요동치는 가운데 이번 회담을 기점으로 양국 갈등이 해소 국면에 접어들지 주목된다.
중국 외교부는 29일 "시 주석이 30일 부산에서 중·미 합의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한다"며 "양국이 공동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장소와 시간 등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회담 장소로는 경주 또는 부산이 거론되고 있다. 두 정상 간 만남은 2019년 6월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6년여 만이다. 시 주석의 방한은 2014년 이후 11년 만이다.
미·중 정상회담의 관전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다. 우선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펜타닐 관세' 인하 여부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일본에서 한국으로 이동하는 미국 대통령 전용기(에어포스원)에서 '(이번 회담에서) 펜타닐 관세를 낮출 의향이 있거나 그렇게 될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중국이 펜타닐 문제 해결에 협력할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에 그것(관세)을 낮출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회담은) 매우 중요하다"며 "많은 문제가 해결될 것이고 미국과 세계를 위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펜타닐 문제가 핵심 논의 사항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중국이 펜타닐 문제 대응에 협조하는 조건으로 해당 관세율을 낮추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펜타닐 문제에 대한 중국의 미흡한 대응을 명분으로 중국산 제품에 20%포인트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펜타닐 관세를 10%포인트 낮출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미국산 대두 수입 여부도 주요 관심사다. WSJ는 "중국이 사실상 수입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진 미국산 대두를 상당량 구매하겠다는 약속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이 펜타닐 관세를 10%포인트 인하하면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중국이 미국산 대두 수입을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조치를 완화할지도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일각에선 두 정상 간 만남에도 미·중 무역전쟁의 구조적 문제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는 경계론이 제기된다. 미·중이 당장의 안정에만 초점을 두고 있어 '큰 합의(grand deal)'보다는 '작은 합의'를 도출하는 데 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대표적 사례가 희토류 수출 통제 문제다. 중국이 '희토류 카드'를 꺼내든 것은 미국이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를 시행해서다. 그러나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앞서 "미국의 수출 통제 철회는 (이번) 협상 대상이 아니다"고 못 박았다.
[워싱턴 최승진 / 베이징 송광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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