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9 (화)

    이슈 증시와 세계경제

    '4000피' 뚫자 은행 이탈한 자금, 증시로 대이동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이달 27일까지 5대 은행서 50조원 빠져나가

    반면 투자자 예탁금은 81조원…'역대 최대'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코스피 지수가 사상 최초로 4000선을 돌파하는 등 국내 증시가 활황을 이어가면서 자금이 은행을 이탈해 증시로 흘러 들어가고 있다. 이달 들어 은행을 떠난 자금이 50조원을 넘어선 가운데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역대 최대 규모인 80조원을 돌파했다. 시중 자금의 '머니무브(Money Move)'가 한층 활발해진 셈이다. 시중은행들이 최근 예·적금 금리를 인상했지만 2%대 금리로는 자금 이탈을 막기엔 역부족인 모습이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요구불예금은 이달 27일까지 50조8390억원이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됐다. 27일 기준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618조8848억원으로 전월(669조7238억원)과 비교하면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50조원이 넘는 자금이 이탈한 것이다. 이는 한 달 만에 29조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간 지난해 7월 이후 최대 규모다. 요구불예금은 입출금이 자유롭고 금리가 낮아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증시나 부동산 등 시장 상황에 따라 증감을 보인다. 특히 코스피가 3900선을 뚫으며 '4000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24일 전후로 은행 자금 이탈 속도가 더욱 가속화됐다. 23일 기준으로는 전월 대비 20조1908억원 감소했는데, 불과 며칠 새 두 배가량이 더 빠져나간 것이다. 앞서 전월에는 요구불예금이 26조154억원 늘어난 것과는 대조적이다.

    은행을 빠져나간 자금은 증시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27일 기준 81조91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 예탁금은 13일 사상 처음으로 80조원을 돌파한 뒤 증감을 반복하다 27일 81조원을 넘어섰다.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지난 27일 4042.83으로 마감하며 4000선을 돌파했고 28일에는 4010.41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 지수는 이재명 정부 출범 전인 지난 6월2일(2698.97)과 이달 27일(4042.83)을 비교했을 때 49.79% 상승했다. 증가율 기준으로는 전 세계 주요국 증시 중 1위다. 코스닥지수도 1년8개월 만에 900선을 넘어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달 들어 발표된 10·15 대책으로 인해 규제를 피하려 서둘러 계약을 마무리하려는 움직임으로 잔액이 빠르게 줄었던 데다, 최근 증시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자금이 많이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달 초만 해도 하루 평균 1조원 이하로 자금이 빠져나갔는데, 코스피가 3900선을 돌파한 뒤 '4000선 돌파' 기대감이 커지면서 일평균 2조원가량 빠져나갔다"며 "코스피 4000선 전후로 유의미한 규모의 자금 이동이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들은 수신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시장금리를 빠르게 반영하며 예·적금 금리 인상에 나서고 있다. 저원가성 예금이 급감하면서 자금조달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은 '하나의 정기예금' 최고 금리를 연 2.55%에서 2.60%로 인상했다. 이 상품은 지난 7월 최고금리가 2.45%까지 내려갔다가 지난달 2.50%로 오른 뒤 이달 들어서만 두 차례 인상됐다. 카카오뱅크도 이달 중순 정기예금과 자유적금의 1년 만기 금리를 각각 0.10%포인트 올렸다. 정기예금 1년 만기 기본 금리는 2.60%, 자유적금은 2.80%다. 케이뱅크의 '코드K정기예금' 1년 만기 상품 금리도 기존 2.50%에서 2.55%로 올랐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시중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최고금리(1년 만기)는 연 2.55~2.60% 수준이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