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8 (월)

    韓 기업이 ‘마스가’ 주도...한미 ‘조선업 협력’ 합의 내용은 [경주 APEC]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상선·함정 공동건조·조선소 현대화·선박금융 등 구체 협력 추진

    한국 기업 주도·정부 보증 병행 “사실상 ‘한국형 마스가’ 모델”

    헤럴드경제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북 경주박물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천마총 금관 모형’을 선물한 뒤 악수하고 있다. [연합]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한국과 미국이 총 1500억달러(약 213조원) 규모의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MASGA·Make American Shipbuilding Great Again)’ 추진에 최종 합의했다. 이번 협력은 미국 내 조선산업 재건과 한국 조선 기술력의 글로벌 확장을 동시에 겨냥한 대규모 투자로, 한국 기업이 주도하고 정부가 금융과 보증을 뒷받침하는 구조로 진행된다.

    29일 산업부에 따르면 양국은 대미 투자 패키지 3500억달러 중 1500억달러를 ‘마스가 프로젝트’에 투입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협력은 미국 내 조선 산업을 다시 일으키기 위한 대규모 공동 투자 사업으로 상선·함정의 공동 건조, 노후 조선소 현대화, 선박 건조를 위한 장기 금융 지원, 친환경·디지털 조선 기술 교류 등이 포함됐다.

    한미, 1500억달러 조선업 협력 합의…한국 주도권
    헤럴드경제

    한미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상징으로 부상한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한화 필리 조선소 전경.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다음날인 26일(현지시간) 필리조선소를 방문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JD 밴스 부통령이 동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오션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30일 정부에 따르면 김용범 정책실장은 전날 APEC 미디어센터 브리핑에서 “3500억달러 대미 투자 중 2000억달러는 현금, 1500억달러는 조선업 협력으로 구성된다”며 “우리 기업이 주도하고, 투자뿐 아니라 정부 보증도 포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마스가(MASGA)’로 명명된 1500억달러 조선업 협력에 대해 “신규 선박 건조 시 장기 금융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선박금융을 포함했다”며 “우리 외환시장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한국 기업의 선박 수주 가능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현금 투자분에는 연간 200억달러 상한선을 설정해 외환시장 충격을 완화하는 장치도 마련됐다. 이번 합의로 미국이 요구했던 ‘현금 중심 투자’ 구조가 수정되며, 한국은 투자 결정권과 프로젝트 주도권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조선업계 안팎에서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7월 31일 합의 당시엔 미국이 투자처를 지정했지만, 이번엔 한국 기업이 프로젝트를 정해 투자 의향을 밝히면 미국이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며 “사실상 ‘한국형 마스가’ 모델”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미국은 3500억달러 대미 투자 펀드 전액을 ‘현금성 투자’로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번 세부 합의에서 조선업 협력분에 한해 정부 보증을 공식 인정하면서, 우리 기업의 자금 부담이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다.

    이번 세부 합의에는 앞서 미국과 일본이 정상회담을 맞춰 체결한 ‘일본판 마스가’ 협력 각서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일 양국은 ‘조선업 작업반’을 설치해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으며, 일본이 프로젝트를 제안하고 미국이 이를 승인하는 구조로 합의한 바 있다.

    ‘관세 협상’에서 ‘산업 협력 동맹’으로 단계적 확장
    이번 합의로 한미 간 경제협력은 ‘관세 협상’에서 ‘산업 협력 동맹’으로 단계적 확장이 이뤄졌다는 평가다. 특히 조선업이 한미 간 경제안보 협력의 상징 산업으로 부상하며, 한국의 조선 기술력과 미국의 생산기반이 결합된 상호보완적 공급망 구조가 형성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협상은 단순한 관세 완화가 아니라 산업 투자·기술·금융을 포괄하는 패키지 합의”라며 “조선업을 중심으로 한 방산·에너지 협력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협상 결과를 사실상 예고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화오션이 투자한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를 언급하며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조선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립경주박물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도 그는 “한국은 조선업의 대가(master)”라며 “필라델피아 등 여러 곳에서 함께 배를 만들고 있다. 짧은 기간 안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밝혔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마스가와 관련해선 여러모로 한국이 주도권을 갖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 협상”이라며 “투자 방식 등에서 한국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타결됐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