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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주시, ‘시민원탁회의’ 18회째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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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트로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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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국제도시로 도약한 경주시가 '시민이 주인공이 되는 시정'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경주시는 2019년부터 '시민원탁회의'를 도입해 시민 제안을 정책으로 연결하는 '경주형 협치행정 모델'을 구축했다. 올해로 6년째를 맞은 이 회의는 단순한 토론을 넘어 실제 시정을 움직이는 시민참여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했다.

    포스트 APEC 시대를 맞아 행정이 주도하던 정책 추진 방식에서 벗어나, 시민의 목소리를 시정의 출발점으로 삼는 '참여행정'으로 변화하고 있는 경주의 새로운 시정 패러다임을 살펴본다.

    시민원탁회의는 특정 단체나 전문가에 국한되지 않는다. 일반 시민 누구나 참여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고 토론할 수 있는 경주의 대표적인 시민참여 프로그램이다.

    2019년 첫 회를 시작으로 올해 9월까지 총 18회가 개최됐다. 경주시는 '시민원탁회의 운영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매년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고 있으며, 시민이 직접 의제를 제안하고 토론을 통해 해법을 찾는 구조를 정착시켰다.

    참가자들은 생활 속 불편, 지역 현안, 도시의 미래 비전 등 다양한 주제를 다룬다. 시는 회의 결과를 단순히 청취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부서 검토를 거쳐 실제 정책에 반영하고 있다.

    코로나19 시기에도 멈추지 않았다. 시는 시민 참여 확대를 위해 회차를 분산 개최하고, 무선투표시스템 등 디지털 기술을 도입해 의견을 실시간으로 집계했다. 그 결과 토론의 신뢰성과 투명성이 높아졌고, 시민의 집단지성이 시정을 움직이는 '숙의의 장(場)'으로 자리잡았다.

    시민 제안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진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9월 열린 제15회 시민원탁회의에서는 'APEC 정상회의 성공개최를 위한 시민실천방안'이 논의됐다. 시민들은 "친절한 경주가 곧 APEC의 성공"이라며, 바가지 요금 없는 서비스 문화 확산을 제안했다.

    이에 경주시는 택시 기사와 음식점 종사자를 대상으로 친절 교육을 정기적으로 운영하고, '위생·친절 토크콘서트'를 열어 시민 응대 문화를 개선했다. 또 자원봉사단이 '클린데이'와 '손님맞이 새단장의 날' 캠페인을 전개하며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실천운동으로 발전시켰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기초 외국어 교육 필요성이 제기되자, 시는 평생학습가족관을 중심으로 영어·중국어·일본어·베트남어 등 단기 강좌를 개설해 실용 회화 교육을 진행했다. 시민이 아이디어를 내고 행정이 즉시 실행에 옮긴 대표 사례다.

    일상 속 정책으로 발전한 사례도 있다. 지난해 5월 열린 제14회 회의 '멍멍야옹, 펫산업을 말해보자'에서는 "반려동물과 함께 즐길 복합문화공간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 제안은 시가 추진 중이던 반려동물 테마파크 사업과 맞물려 사업 추진에 속도를 냈다. 현재는 기본계획 수립 용역이 진행 중이며, 운동장·수영장·산책로 등을 갖춘 대규모 테마파크 조성이 본격화되고 있다.

    생활 불편 해소 사례로는 2023년 제11회 원탁회의에서 제안된 '현곡면 금장사거리~나원초등학교 구간 인도 설치'가 있다. 보행자 안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했던 구간은 지난해 말 준공돼 통학로를 이용하는 학생과 주민들의 불편을 해소했다.

    같은 해 제13회 회의에서는 '탄소중립 도시를 위한 시민실천방안'이 논의됐다. 시민들이 직접 생활 속 실천리스트를 만들었고, 시는 이를 '경주시 탄소중립 녹색성장 기본계획'에 반영했다. 소상공인과 농업인 등 다양한 계층이 참여해 지속가능한 녹색도시 기반을 마련했다.

    이처럼 경주시민원탁회의는 아이디어가 정책이 되고, 제안이 실행으로 이어지는 협치의 통로로 자리잡았다. 시민이 먼저 문제를 제기하고 행정이 해법을 찾는 구조가 정착하면서, 경주는 점점 더 '시민이 주인공인 도시'로 변하고 있다.

    경주시는 앞으로도 생활·문화·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민 제안을 적극 수렴하고 참여의 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시민이 제안하고 행정이 실행하는 구조를 공고히 해, 누구나 시정에 참여할 수 있는 협치 기반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시민원탁회의는 시민의 목소리를 시정에 직접 반영하는 가장 생동감 있는 통로"라며 "포스트 APEC 시대를 맞아 시민이 주인공이 되는 협치행정을 통해 더 나은 경주의 미래를 함께 설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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