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정부가 원활한 스테이블코인 도입을 위해 불법 자금 차단, 신원 확인 등으로 금융 투명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또 국경 간 결제나 자산 토큰화 등 혁신을 저해하지 않는 수준으로 규제를 설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30일 경주에서 열린 ‘퓨처테크포럼: 디지털 자산’에는 마이클 케이시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 미디어랩 디지털 화폐 이니셔티브 수석 고문, 폴 블루스타인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구원, 루 인 솔라나재단 아시아 사업 개발 총괄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이들은 ‘스테이블코인과 국경 간 혁신 - 글로벌 금융과 규제의 가교’를 주제로 논의했다.

30일 열린 ‘퓨처테크포럼: 디지털자산’에서 윤선주(왼쪽부터) 두나무 CBIO, 마이클 케이시 MIT 미디어랩 디지털화폐 이니셔티브 수석고문, 루 인 솔라나재단 아시아태평양 사업개발 총괄, 폴 블루스타인 CSIS 연구원이 ‘스테이블코인과 국경간 혁신’을 주제로 패널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두나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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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시 고문은 “불법 자금 유통을 막아야 할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과도한 규제는 금융 포용성과 시장 접근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며 “블록체인의 개방성과 투명성을 활용해 신원 확인(KYC)과 거래 추적을 병행하는 가벼운 인증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금융 시스템의 규제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면 블록체인의 효율성과 확장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블루스타인 연구원은 “스테이블코인이 제재 회피나 자금 세탁에 이용될 가능성은 현실적인 위험”이라며 “시장 신뢰를 유지하려면 각국이 명확한 감독 권한과 법적 책임을 갖고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규제 없는 혁신은 단기적인 성과를 낼 수 있지만, 결국 금융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루 인 총괄은 기술적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솔라나 네트워크는 거래마다 화이트리스트·블랙리스트 기능과 거래 추적(KYT) 모듈을 내장해 규제 기관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다”며 “규제 친화적 설계와 기술 혁신은 양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처럼 결제 인프라가 성숙한 시장에서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국경 간 결제 효율성을 높이고, 지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들은 스테이블코인이 실제 결제·송금·토큰화 시장으로 확장되고 있는 만큼, 각국 정부와 민간 기업이 ‘투명성과 혁신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케이시 고문은 “규제 기관이 개방형 블록체인 구조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금융 생태계는 자라지 못한다”고 했다.

블루스타인 연구원은 “법적 신뢰를 기반으로 한 스테이블코인은 글로벌 결제 시스템의 다음 단계”라고 말했다. 루 인 총괄은 “기술은 이미 준비돼 있다. 정부가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기업이 이를 바탕으로 실사용 사례를 늘려나가야 한다”고 했다.

경주=이주형 기자(1stofle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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