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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8 (월)

    이슈 세계 금리 흐름

    금리 인하에도 4대금융 3분기 순익 5.5조 역대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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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서울 시내에 설치된 시중은행 ATM 기기 모습. 2024.11.13/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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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 금융그룹의 3분기(7~9월) 당기 순이익이 5조5000억 원에 육박하는 등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준금리가 전년 동기 대비 1%포인트 하락했지만 오히려 이자 이익이 불어난 것이다.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며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낮추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30일 KB·신한·하나·우리 등 4대 금융그룹의 3분기 순이익은 5조4863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년(4조9778억 원) 동기 대비 10.2% 증가했다. 1~9월 누적 순이익은 15조8124억 원으로 전년(14조3234억 원) 동기 대비 10.4% 늘었다. 4개 금융그룹 합산해 분기, 누적 기준 순이익 모두 역대 최대치를 갱신했다.

    3분기 기준 KB·우리금융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KB금융은 이날 실적발표에서 3분기 당기 순이익이 1조686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 늘었다고 밝혔다. 1~9월 누적 기준으로는 16.6% 증가하는 등 4대 지주 중 가장 높은 실적을 올렸다. 작년 1분기에 주가연계증권(ELS) 충당 부채 적립으로 손실이 발생해 올해 실적이 더 많아 보이는 기저효과가 발생한 영향이다. 또 2분기(4~6월) 연결펀드 보유 자산 매각 이익이 이번에 반영되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우리금융의 3분기 당기 순이익은 1조244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6% 늘었다. 동양생명·ABL 등 보험 자회사가 그룹에 편입되면서 실적이 상향 조정된 영향이 컸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 11일 기준금리를 인하하기 시작한 뒤 올해 5월 29일까지 네 차례, 1%포인트를 내렸음에도 금융그룹 이자이익은 늘었다. 4대 금융그룹의 이자 이익은 3분기에는 10조7930억 원, 1~9월 누적으로는 31조8834억 원이었다. 전년 대비 각각 3.2%, 2% 증가했다.

    금융그룹들은 기준금리가 인하되면서 금융사들의 대출 자산이 늘었고, 그룹 핵심 계열사인 은행이 당국의 가계대출 총량제 규제를 받으면서 주택담보대출 등의 가산금리를 높게 설정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29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한국의 기준금리도 하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돼 금융지주사들의 향후 실적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한 금융그룹 관계자는 “한국에서도 연내 혹은 내년에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데다 가계대출 규제로 자산 증가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생산적 금융’을 중심으로 기업 금융이 활발해지면 순이익, 이자 이익이 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은행권 가계대출 금리는 오르는 분위기다. 4대 은행의 금융채 5년물 기준 주담대 최저금리는 9월 초 3.45%에서 30일 현재 3.66%로 약 0.21%포인트 올랐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내 금융지주의 실적 대부분은 국민들이 부담한 이자로 나타났고, 정부의 수요 억제 정책에 맞물려 수익이 극대화됐다”면서 “생산적 금융을 적극 지원하고, 취약계층에 금리를 낮춰주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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