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은 反中 다카이치에 불편한 기색
성사땐 남중국해 등 의제에 관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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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둘째 날인 31일 양국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다. 성사되면 21일 취임한 다카이치 총리의 첫 중일 정상회담이다. 두 정상이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 동일본 대지진 후 중국의 일본산 일부 수산물의 수입 금지, 동·남중국해에서의 양국 군사 활동 등 민감한 의제를 논의할지 관심이 쏠린다.
2014년 이후 11년 만에 방한한 시 주석은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무역전쟁의 확전 자제에 뜻을 같이하며 극한 대립을 피했다. 이에 따라 중국이 한국 일본 등과 협상할 공간도 넓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 주석은 방한 마지막 날인 다음 달 1일 이재명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고, 그 전날 다카이치 총리를 만날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은 평소 트럼프 대통령이 펼치는 안보, 무역 정책에 대해 “일방주의와 보호주의에 공동으로 반대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해 왔다. 한일 정상을 만나서도 이런 입장을 피력하며 중국과의 협력 확대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다카이치 총리 또한 30일 한국으로 출발하기 전 도쿄 총리 관저에서 취재진에게 시 주석과의 회담을 두고 “조정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주요 정상들과의 사이에서 확실한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싶다”고도 강조했다. 의제만 맞는다면 중일 정상회담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앞서 다카이치 총리는 28일 방일한 트럼프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을 가졌고, 이틀 뒤 경주에서 이 대통령과 첫 한일 정상회담을 가졌다. 한미 정상을 먼저 만난 뒤 시 주석과의 만남을 추진 중인 것이다.
앞서 27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일본 외상은 중국 권력서열 2위인 리창(李强) 총리를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회동했다. 하루 뒤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모테기 외상에게 전화해 “양국의 고위급 교류는 양국 관계 발전에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고 강조하며 양국 정상회담 가능성을 높였다.
다만 중국은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 위패가 합사된 도쿄 야스쿠니신사를 수 차례 참배했고 ‘반(反)중국, 친(親)대만’ 성향이 강한 다카이치 총리의 취임에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시 주석은 이례적으로 다카이치 총리에게 취임 축전을 보내지 않았다. 그 대신 리 총리가 비공개 축전을 보냈다.
도쿄=황인찬 특파원 h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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