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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이슈 시위와 파업

    전국 156곳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혐오·철거 시위에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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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곳곳서 ‘소녀상 철거’ 집회 잇따라

    법적 공백 속 보호 대책 미비

    뉴시스

    [화성=뉴시스]문영호 기자= 매향리 평화생태공원에 설치된 평화의소녀상. 멀리 농섬을 바라보고 서 있다. 2025.03.18. sonano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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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이수정 기자 = 전국 각지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을 두고 철거 시위가 이어지면서, 소녀상이 무분별한 혐오와 철거 시위, 이에 따른 훼손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1일 경찰에 따르면, 위안부 피해가 '거짓'이라고 주장하는 시민단체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은 지난 29일 소녀상이 설치된 서울 성동구와 서초구의 고등학교 앞에서 '흉물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는 집회를 신고했다.

    다만 경찰의 제한 통고로 집회가 가로막히자, 이 단체는 향후 기습 시위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이 단체는 이어 경남 양산의 한 초등학교 앞에서도 집회를 신고했다. 해당 초등학교는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된 지역 도서관 인근에 위치해 있다.

    경찰은 이 집회에 대해서도 집회 장소가 학교의 주변 지역에 해당하고, 학습권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는 점을 들어 제한 통고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소녀상 철거를 요구하는 움직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단체는 그간 철거 요구 외에도 소녀상에 '위안부는 사기'라는 문구가 적힌 마스크를 씌우거나 '철거'라고 적힌 검은 비닐을 덮는 등의 훼손 행위로 논란이 됐다.

    그러나 현행법상 이같은 행위를 처벌하기가 쉽지 않아 제도적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돼 왔다.

    직접적인 손상이 발생하지 않으면 재물손괴죄로 처벌할 수 없고,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모욕죄도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소녀상의 규격이나 설치·관리 규정도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는 위안부 피해에 관한 허위 사실 유포 금지, 소녀상 훼손 금지 등을 골자로 하는 '위안부 피해자 보호법' 일부 개정 법률안이 발의됐지만 계류 중이다.

    보존할 가치가 있는 조형물을 '위안부피해자 추모 상징물'로 지정해 고의로 손상됐다고 판단되면 고발·수사의뢰 조치를 하는 방안도 발의됐으나 마찬가지로 논의 단계다.

    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은 "국가나 지자체 관리 필요성에 대해 일부 비판하는 시각도 있지만, 소녀상은 평화로운 세상과 여성 인권이 지켜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다짐과 실천의 상징"이라고 짚었다.

    뉴시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인근 평화의 소녀상. 2025.02.17. jhop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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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 공적 관리 필요성에 대해 "우리 스스로가 민주주의 인권을 지키는 측면에서 소녀상에 대한 보호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 설치된 소녀상의 존치도 위협받고 있다.

    정의기억연대가 제공하고 있는 평화비(평화의 소녀상) 현황에 따르면, 현재 국내 156곳, 해외 34곳에 소녀상이 설치돼 있다.

    지난 5월 기준 해외 35곳에 소녀상이 설치돼 있었으나, 이달 중순 독일 베를린 미테구청의 소녀상 '아리'가 설치 5년 만에 철거되면서 그 수가 줄었다.

    당시 정의기억연대는 독일 소녀상 철거에 일본 정부의 지속적인 철거 압박이 영향을 끼쳤다고 비판한 바 있다.

    정의기억연대는 입장문에서 "일본 정부는 베를린 소녀상 철거 시도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 설립되고 있는 평화의 소녀상 설치를 방해하고 있다"고 했다.

    해외 소녀상의 영구 존치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외교적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이시장은 "지역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소녀상을 일본 정부가 나서서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설치를 방해하고 철거 시도를 한다면 정부가 강력하게 외교적으로 항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외 공관의 현지 소녀상 실태조사 등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해외 소녀상에 대한 실태조사는 사실상 정의기억연대를 통해서만 이뤄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crystal@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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