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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이슈 이태원 참사

    핼러윈 참사 3년...이태원서 빠진 인파, 홍대로 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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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31일 오후 8시 40분쯤 서울 마포구 홍대 레드로드에 핼러윈을 즐기려는 10만 넘는 시민이 모였다. 경찰은 거리 한가운데에 울타리를 쳐 우측 통행을 유도하고 있다./한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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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9명이 숨진 핼러윈 참사가 발생한 지 3년이 지난 31일 밤, 서울 마포구 홍대 일대는 11만명의 인파로 붐볐다. 반면, 사고가 발생한 서울 이태원 일대는 1만5000명 정도만이 모였다. 참사 이후 핼러윈을 즐기려는 이들이 이태원에서 홍대 등으로 이동하는 이른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경찰과 지자체의 관리로 아직까지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고 있다.

    31일 저녁 9시쯤 본지 기자들이 찾은 홍대 레드로드 일대는 핼러윈 분장을 한 청년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곳을 찾은 11만명의 시민들은 “지나가게 비켜주세요” “좀 빨리 갑시다”라고 소리쳤다. 경찰들도 보행 도중에 사진을 찍기 위해 멈춰선 이들에게 호루라기를 불며 “빨리 이동해달라”고 외치기 바빴다. 그럼에도 계속 멈춰서서 사진을 찍는 이들과 클럽 입장 줄을 기다리는 수십명의 인파들로 거리 곳곳에선 병목 현상이 생겼다.

    이날 홍대 일대를 찾은 이들은 약 11만명이었는데, 이는 지난 3년 중 최고 수준이다. 참사가 있었던 지난 2022년에는 홍대 부근에 약 7만명만이 방문했지만, 2023년과 작년엔 9만8000명 정도로 늘었다. 주로 이태원을 찾던 인파들이 참사 이후 홍대로 이동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았는데, 올해도 이러한 경향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경찰은 오후 6시부터 홍대 부근에 2개 기동대를 포함해 250명의 경력을 투입해 현장을 관리하고 있고, 마포구도 135명의 안전 관리 직원을 배치시켰다. 홍대 일대에는 핼러윈 119 특별상황실도 설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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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밤 9시 10분쯤 찾은 서울 이태원 '세계음식문화거리'의 모습. /김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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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발 디딜 틈이 없는 홍대와 달리 이태원 부근은 상대적으로 차분한 모습이었다. 참사가 발생했던 2022년엔 5만8000명이 이곳을 찾았지만, 올해는 밤 9시 기준 1만7800명만이 방문했다. 참사 발생 지점 인근인 ‘세계음식문화거리’는 클럽 입장을 기다리거나 흡연을 위해 실외로 나온 이들과 이곳을 지나가려는 이들로 붐볐지만, 실제 방문 인원은 6700명 수준이었다.

    이태원 일대에도 오후 6시부터 3개 기동대 포함 약 300명의 경찰 인력이 투입됐고, 용산구도 약 220명의 안전요원을 현장에 배치했다. 또한, 거리 가운데에는 약 1m 높이의 안전 펜스를 설치해 행인들이 우측통행을 하도록 유도했다. 용산구는 또한 지능형 방범카메라를 통해 실시간 인파 밀집도를 분석하고 있다. 가장 심각한 ‘매우 혼잡’ 단계가 되면 지하철의 이태원역 무정차 통과 등 조치도 검토될 예정이다. 서울시 역시 시민들이 특히 많이 모일 것으로 예상되는 이태원, 홍대, 성수동, 강남역, 압구정 등 8곳에는 현장 상황실을 설치해 비상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김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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