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 과정과 관련해 몇 가지 말하자면, 심사위원들은 우선 일찍부터 뚜렷한 개성이 드러나는 특유의 작업 방향을 설정하고 초지일관 흐트러짐 없이 오랜 시간 동안 작업에 매진해 온 작가의 자세와 태도를 주목했다. 이러한 태도와 자세는 근본적인 질문과 과제를 염두에 두고 자신의 생활과 작업을 온전히 예술적인 성취에 집중하신 김종영 작가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김주호의 이 같은 태도와 자세는 이제야 좀 더 분명하게 오랜 연구와 탐구의 성과를 드러내고 있는 듯하다. 실상 최근 미술계의 동향은 뚜렷한 방향성을 갖고 차분하게 탐색하고 지평을 넓혀 가는 작업 방식을 낯설어하는 듯싶다. 하지만 이처럼 저변을 파고드는 작업 방식이야말로 달리 대체하기 힘든 성취로 이어진다는 생각이다.
심사위원들은 또한 김주호 작가가 일찍부터 당대 조각이 미처 감당하지 못했거나 관심을 가지지 못했던 영역을 선구적으로 개척해 온 점을 높이 평가했다. 그 내용의 요체는 아마도 거대하고, 권위적이며, 이해하기 어렵고, 관념적인 조각과 대비되는 친근한 조각에 있지 않나 싶다. 작가의 작품에는 대부분 사람이 등장한다. 작가는 그 사람들의 구체적 일상에서 소재를 선택하고, 독특하게 변형된 형상, 적합한 공간 구성 그리고 재미난 조형적 장치를 거쳐, 해학이 넘쳐나는 이야기와 장면을 전달한다. 게다가 이들 작업은 은연중 배어 있는 전통 어법의 존재감으로 더욱 친근하게 우리 곁에 다가온다. 서민 대중의 일상에서 출발하고, 그들과 희로애락을 같이하며, 소통으로 귀환하는 작가의 작업은 그리하여 이곳 조각의 지평을 좀 더 넓은 영역에 위치시키는 촉매 자의 역할을 했다는 생각이다.
다시 한번 김주호 작가의 수상을 축하드린다.
[심사위원장 이영욱 (미술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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