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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우크라 전쟁범죄 저지른 러시아 군인, 처음으로 제3국서 재판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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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 검찰, 리투아니아로 인도
    "국제법상 중요한 역사적 선례"


    한국일보

    지난달 22일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의 유치원 건물이 러시아의 드론 공격을 받아 연기가 치솟고 있다. 현지 당국은 러시아가 대규모 미사일과 드론으로 우크라이나 전역을 공습해 아기와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6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하르키우=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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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크라이나에서 고문 등 전쟁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붙잡힌 러시아군 포로가 리투아니아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전쟁범죄 혐의자가 제3국에 인도돼 재판을 받는 첫 사례다.

    2일(현지시간) 키이우포스트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검찰은 민간인과 포로를 불법 구금하고 고문한 혐의로 러시아 군사경찰 소속 해군 병사 1명을 지난달 29일 리투아니아로 인도했다.

    이 군인은 개전 직후인 2022년 2월부터 같은 해 9월까지 우크라이나 자포리주 멜리토폴의 수용소에서 피해자들을 금고에 가두거나 의식을 잃을 때까지 전기 충격 등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해자에게 고문을 당한 피해자 중에는 전쟁에 참전하지 않은 리투아니아 민간인이 포함돼 있었고 이 피해자가 수용소에서 탈출해 당국에 신고하면서 수사가 이뤄졌다. 구금, 고문과 민간인 학대 등은 제네바협약 위반으로 국제법상 전쟁범죄에 해당한다.

    리투아니아 빌뉴스 지방법원은 인도받은 군인을 3개월간 구금하기로 했다. 이 군인은 리투아니아 국내법에 따라 징역 10~20년형 또는 종신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

    리투아니아가 타국에서 범죄를 저지른 이 군인을 수사할 수 있는 건 보편관할권을 인정하기 때문이다. 범죄가 발생한 국가가 아니더라도, 전쟁범죄, 인도에 반하는 범죄 등 특정 국제 범죄에 대해 다른 국가가 재판할 수 있는 제도다.

    루슬란 크라우첸코 우크라이나 검찰청장은 “전쟁 개시 이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군인을 전쟁범죄로 처벌하기 위해 리투아니아로 이송했다”며 “이는 국제 사법체계에 있어 역사적이고 중요한 선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리투아니아의 재판 결과가 독일, 스페인, 스웨덴 등 보편관할권을 인정하는 다른 유럽국가들이 우크라이나 전범 용의자를 기소할 때 참고 대상이 된다는 의미다.

    베를린= 정승임 특파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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