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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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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해 죽방렴·하동 재첩 손틀어업, FAO 세계중요농업유산 인증 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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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충남 남해군수·하승철 하동군수
    유엔식량농업기구 본부서 인증서 수여
    500년 이어온 남해 죽방렴·섬진강 재첩 손틀어업
    생태·공동체 조화 이룬 지속가능 어업 세계적 평가


    매일경제

    하승철 하동군수(왼쪽)와 장충남 남해군수가 최근 이탈리아 로마 FAO 본부에서 ‘세계중요농업유산’ 인증서를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경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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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남도의 대표적 전통 어업인 남해 죽방렴어업과 하동 재첩잡이 손틀어업이 유엔식량농업기구(FAO)로부터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 인증서를 받았다. 이로써 경남은 우리나라 9개 세계중요농업유산 중 두 개를 보유한 지역이 됐다.

    남해군과 하동군은 최근 이탈리아 로마 FAO 본부에서 ‘세계중요농업유산’ 인증서를 받았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인증서 수여식은 FAO 창립 80주년을 기념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새롭게 등재된 14개국 28개 유산을 대상으로 열렸다. 우리나라는 이 가운데 4곳이 포함됐으며, 경남의 두 전통어업이 그중 절반을 차지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 세계 27개 지역 대표단이 참석했고, 한국에서는 남해·하동군 외에도 광양, 울진, 제주 등에서 관계자들이 함께 자리했다. 장충남 남해군수와 하승철 하동군수는 각각 대표단을 이끌고 FAO 고드프리 마그웬지(Godfrey Magwenzi) 부사무총장으로부터 인증서를 직접 전달받았다.

    남해군의 죽방렴어업은 지족해협의 거센 조류를 이용해 대나무 어살 구조물을 설치하고, 물살에 따라 들어온 물고기를 필요한 만큼만 포획하는 전통 방식이다. 이 방식은 500년 넘게 이어져 오며 생태계를 해치지 않는 ‘지속가능한 공동체 어업’으로 평가받았다.

    하동과 광양 주민들이 이어온 섬진강 재첩잡이 손틀어업은 사람이 직접 강물에 들어가 대나무로 만든 ‘거랭이’를 이용해 강바닥을 긁어 재첩을 채취하는 전통 방식이다. 최근에는 도구가 스테인리스 재질로 바뀌었지만 방식 자체는 수백 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 독특한 어업은 지역 생태와 문화, 공동체가 어우러진 ‘사람 중심의 수공 어업’으로 평가돼 지난해 7월 세계중요농업유산으로 등재됐다.

    마그웬지 FAO 부사무총장은 “죽방렴은 인간과 자연이 균형을 이루며 지속 가능한 생계를 유지해온 훌륭한 사례”라며 “이 전통이 미래 세대에도 변함없이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찬사를 보냈다.

    장충남 남해군수는 “이번 등재는 지역 어업인들이 지켜온 전통의 가치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것”이라며 “죽방렴의 생태적 가치를 기반으로 지역공동체와 관광산업이 함께 발전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하승철 하동군수는 “이번 인증은 섬진강 재첩의 세계화와 전통어업의 미래세대 전승을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그 집에 가면 언제든 섬진강 재첩을 맛볼 수 있다’는 신뢰의 브랜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번 인증을 계기로 남해군은 죽방렴의 국제적 위상 강화, 생태·문화 기반 관광 및 체험 프로그램 확대, 전통어업의 지속가능성 강화와 후대 전승 지원 등을 중점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하동군도 재첩의 생산·유통·가공 체계 현대화, 위생 및 품질 관리 강화, 재첩 가공품 개발과 유통망 확대, 관광·체험형 콘텐츠 확충, 청소년 생태교육 프로그램 운영등을 종합 추진해 지역 발전과 전통 보전을 병행할 방침이다.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Globally Important Agricultural Heritage Systems)은 지역 환경과 공생하며 형성된 농업·어업의 문화와 생태를 보전하기 위해 FAO가 2002년 도입한 제도다. 현재 전 세계 29개국에서 102개 유산(농업 95개, 어업 7개)이 등재돼 있다. 우리나라는 이번 경남 2개를 포함해 총 9개 유산이 등재되어 있으며, 그중 어업 분야 3개 중 2개가 경남에 위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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