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국회 예정처 '2026년 예산안 토론회'
與 "무너진 것 복원 위해 많은 에너지 필요"
野, '시대역행적 예산' 비난…"프랑스 보라"
전문가 의견 갈려…"관리재정수지 적자 6% 초과 우려"
5일 예결특위 본격 가동…12월2일 처리시한
3일 국회예산정책처(예정처)는 본격적인 국회 예산 심의를 앞두고 이날 오후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2026 예산안 토론회’를 개최했다. 정부(기획재정부), 예정처, 여야 예결특위 간사 등이 모두 참여했다.
앞서 정부는 내년(2026년) 총지출을 올해 본예산 대비 8.1%(약 55조원) 늘린 728조원으로 편성했다. 2022년(8.9%) 이후 최대 증가율이다. 지출 증가율이 수입 증가율 대비 크게 늘어난 탓에 정부는 대형 적자국채를 발행, 내년 말 국가채무는 1415조2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41조8000억원(본예산 기준) 증가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51.6%로 처음으로 50%를 넘어선다.
이에 대해 이소영 예결특위 여당 간사는 “지난 3년간(윤석열 정부) 우리 경제가 성장둔화, 세수절벽, 폐업급증, 국가 경쟁력 훼손 등이 동시에 진행되는 늪에 빠져 있었다”며 “다시 정상궤도에 올려서 다시 살기 좋은 나라, 성장하는 경제를 만들 것인가가 이번 2026년 예산안 심사에 있어서 가장 큰 화두”라고 말했다.
정부 지출 증가에 대해서도 “현 상황에서 상당 규모의 지출 증가가 필요하다는 정부의 판단에 공감한다”며 “무너진 것을 복원하고 흐트러진 것을 바로잡는 데에는 더 큰 에너지가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두둔했다.
특히 이 간사는 10조원 규모의 인공지능(AI) 집중투자에 대해 “과거의 산업화에 뒤처지면 가난해지는 시대를 겪었다고 한다면은 지금은 인공지능 분야에서 국가적 역량을 키우지 못하면 다른 나라의 기술에 종속되고 나라가 가난해지게 되는 그런 시대”라며 “다소 재정에 어려움이 있더라도 AI 투자만큼은 실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박형수 예결특위 야당 간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국채 규모 절대액은 중요하지 않다’고 했는데 대단히 위험한 생각”이라며 “우리보다 부채비율이 높은 선진국들은 대부분 기축통화국 또는 준기축통화국”이라고 말했다. 박 간사는 서면 발표문에서는 ‘시대 역행적 예산’, ‘위기 연장용 예산’이라고 힐난했다.
박 간사는 프랑스를 언급하며 “최근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프랑스의 신용등급을 낮춘 이유는 재정지출을 줄이려 추진한 연금개혁을 보류했기 때문”이라며 “재정건전성을 외면한 국가는 다 어려움을 겪는다”고도 우려했다. 또 “현금 살포성 사업을 걷어내고 국채 발행 비율도 줄이는 방식의 예산을 검토하도록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도 이재명 정부 확장재정을 두고 의견이 갈렸다.
장우현 국가회계재정통계센터 소장(조세연 선임연구위원)은 “(적극적 재정운용으로)미래의 모습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조타할 수 있다면 중장기적으로 더 수동적인 운용보다도 우월한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며 “인색한 재정 지출이 건전한 재정 지출은 아니다”라고 정부여당 재정 운용 방향에 힘을 실었다.
반면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는 “2029년 국가채무비율(D1)이 58.0%면, 국제기준인 일반정부부채(D2)는 60%가 넘는다. 우리가 그토록 막으려고 했던 부채의 마지노선이 2029년에 무너진다는 뜻”이라며 “(일반정부부채비율이 GDP 대비)60%가 넘어서면 외국 국채시장에서 한국 국채에 대한 가산금리를 적용한다”고 우려했다. 또 적극재정을 공언한 정부가 2026·2027년 재정지출 증가율을 2%대로 설정한 데 대해서도 “믿기 어렵다. 현재 나온 적자도 최소수준으로, 세입이 망가지면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이)6%대도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26년 예산안에 대한 국회의 심의는 4일 이재명 대통령 시정연설을 시작으로 이후 예결특위 심사 등이 진행된다. 2026년 본예산에 대한 국회 법정 처리시한은 12월2일이다. 이날 유병서 기재부 예산실장은 “정해진 시한 내에 통과될 수 있도록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2026 예산안 토론회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박정수(오른쪽 네번째)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를 좌장으로 열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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