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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슈 '미투' 운동과 사회 이슈

    “대미투자 2천억 달러, 우리기업이 먼저 씁니다”…김정관 산업장관의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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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관 장관·중견련 간담회

    韓측에 펀드운영자 추천권
    팩트시트에 반도체관세 담겨

    30회 관세협상 소회도 밝혀
    “월가 출신 러트닉 무서웠다
    중용 구절로 협상 각오 다져”


    매일경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3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190회 중견기업 CEO 오찬 강연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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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관세협상 타결에 따라 한국이 지급하기로 한 대미투자펀드 2000억달러와 관련해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 우선 투자되는 방식으로 운용될 전망이다. 정부는 해당 조치가 국내 기업의 미국 시장 진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3일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주최한 중견기업 최고경영자(CEO) 오찬 강연회에서 한미 관세협상과 관련해 “(대미투자펀드) 2000억달러는 미국 기업들이 쓰게 되는 게 아니라 결국은 미국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한테 우선권을 주도록 돼 있다”고 밝혔다.

    앞서 한미 정상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협상 쟁점에 합의하고 조만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로 했다. 한국은 3500억달러(약 495조원) 규모 대미투자펀드를 조성하고 이 중 현금 비중은 2000억달러, 연간 최대 투자 한도는 200억달러로 설정해 최소 10년 이상 분납할 예정이다. 나머지 1500억달러는 미국 조선산업에 투자하되 현금과 선박금융(RG), 보증 등을 섞어 구성하기로 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한미 양측은 ‘프로젝트 매니저를 한국이 추천한다’ ‘미국 측은 한국 업체들이 최대한 참여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에 합의했다. 정부는 한국 측 현금 2000억달러가 투입되는 미국 내 프로젝트에는 한국 기업 참여가 우선된다는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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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3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190회 중견기업 CEO 오찬 강연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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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장관은 이날 “2000억달러 사용에 대해서는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미국 투자위원회와 산업통상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는 한국 협의위원회가 동의를 해서 쓰도록 되어 있다”며 “(일본과 달리) 우리는 프로젝트 매니저를 한국에서 추천하게 돼 있고, 프로젝트 매니저로는 한국 기업을 우선하게 돼 있다”고 밝혔다.

    또한 김 장관은 관세협상 결과인 MOU와 조인트 팩트시트(합동 설명자료)의 작성이 마무리 단계라며 “오늘내일 중이라고 말하지 못하겠지만, 늦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러트닉 장관이 지난달 30일 ‘반도체 관세는 이번 합의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SNS에 올린 발언에 대해서는 “‘반도체 관세의 경우 한국에는 대만보다 불리하지 않은 조건을 적용한다’는 워딩이 팩트시트에 담긴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김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터프한 협상가’라는 평가를 받은 데 대해 “가장 터프한 분에게 그런 말을 들으니 가문의 영광”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장관에 대해 “터프한 협상가”라고 지목한 바 있다. 또 김 장관은 자신이 미국 측 카운터파트인 러트닉 장관과 30차례 이상 대면·화상 협상을 벌였다면서, 이 협상이 결코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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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3일 서울 용산구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제190회 중견기업 CEO 오찬 강연회에서 ‘새로운 대항해 시대’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산업통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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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히 김 장관은 “러트닉 장관은 월가(Wall Street) 출신으로 정말 터프하다. 터프라는 말은 이 사람에게 붙여야 할 정도로 터프하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그는 “(러트닉 장관은) 목소리 톤도 한 톤이 높고, 저같이 체격도 왜소하고 이런 입장에서 보면 무섭다”면서 “협상 전 마음을 다잡기 위해 영화에 나온 ‘중용’의 문구를 읊조리곤 했다고 회고했다.

    김 장관은 “이 분(러트닉 장관)이 무슨 큰소리를 칠지 실제로도 겁이 났다”며 “나 개인의 이슈가 아닌 대한민국의 경제와 연관된 이슈여서 그랬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이 소개한 구절은 영화 ‘역린’에 나오는 중용 23장으로 ‘작은 일도 무시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면 정성스럽게 된다. 그러니 오직 세상에서 지극히 정성을 다하는 사람만이 나와 세상을 변하게 할 수 있는 것이다’라는 문장이다.

    김 장관은 “작은 일 하나에도 정성을 다하자. 저분(러트닉 장관)이 저렇게 소리를 지르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자. 정성을 다하면 저 사람이 바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한편 김 장관은 제조업 AX(인공지능 전환)를 통한 국내 제조업 혁신 방향으로 ‘A·L·L·I·A·N·C·E’라는 8개 키워드를 제시했다. 이는 고도화, 연결, 레버리지, 혁신, 속도, 생태계, 융합, 확장을 뜻하는 영문 이니셜을 종합한 개념이다. 김 장관은 “24시간 돌아가는 중국의 무인 공장들을 보면 중국이 우리보다 제조업에서 한참 앞에 있다고 할 수 있다”며 “우리도 제조업의 AX를 통해 경쟁 국가들과 겨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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