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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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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그세스 “한국 핵잠 건조 적극 지원”…한미 방산협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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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7차 SCM 종료 후 공동 기자회견
    "동맹 모범국" 치켜세우며 협력 강조
    주한미군 유연성 확대도 구체화
    안규백, 핵무기 개발 가능성엔 선 긋기
    이 대통령 "전작권 회복은 한미동맹 한 단계 심화 계기"


    한국일보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4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은 안규백 국방부 장관.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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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한국을 ‘동맹의 모범국가’로 치켜세우며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군 당국 차원에서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미국 역사상 최초로 미국 군함 수리와 유지를 한국에서 직접 진행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주한미군과 관련해선 "유연성 제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4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안규백 국방부 장관을 만나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SCM)'를 가진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헤그세스 장관은 우리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 관련 질의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승인한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며 “당연히 군 차원에선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무부, 에너지부 등 핵추진 잠수함 건조 지원을 위해 유관부서와 긴밀히 협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한국은 조선업에서 세계적 수준의 능력을 갖고 있다"며 "미 정부는 잠수함뿐만 아니라 수상함, 전투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길 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아예 미국에서 하게 되는지, 한국에서도 할 수 있는지 묻는 질의에는 답하지 않았다.

    핵추진 잠수함 건조와 연관해 안 장관에겐 '한국이 핵무기 개발 추진을 희망하느냐'는 외신 기자의 질문도 나왔다. 이에 안 장관은 "한국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된 나라로서 핵을 본질적으로 가질 수 없는 나라"라며 "한반도 비핵화는 흔들림 없는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핵을 가질 수 없기에 미국의 핵과 대한민국의 재래식 무기, 그래서 핵·재래식 통합(CNI) 체제가 구축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덧붙였다.

    "비상사태 시 솔직한 대화, 효과적 대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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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월 29일 경기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치누크 헬기가 이륙하고 있다. 평택=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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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무기를 국내로 들여와 성능을 개선하는 유지·보수·정비(MRO) 작업도 공식화됐다. 헤그세스 장관은 "(안 장관이) 대한민국 정부가 방위비 지출을 늘리고 미사일과 사이버 등 필수 능력 부분에서 핵심적 군사 능력에 대한 투자를 강화하기로 말한 것에 대해 많이 고무돼 있다"고 말하면서 "특별히 기쁘게 생각하는 것은 미국 역사상 최초로 미국 군함 수리와 유지를 (한국에서) 직접 진행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두 장관은 또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에 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헤그세스 장관은 '주한미군이 대만해협 위기 등에도 투입될 수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 “역내의 다른 어떤 비상사태에 대처할 수 있는 유연성 제고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한미 양국 간 솔직한 대화를 통해 효과적으로 대처하게 될 것이고, 결론적으로는 대북 재래식 방어에서는 대한민국이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한국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갖고 북한의 재래식 위협에 주도적으로 대응하되, 주한미군은 필요시 한국과 합의하에 역내 여러 위협에도 대응하게 될 거란 방향성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한미 합동참모의장도 한미 군사위원회 회의(MCM) 공동성명에서 “양국 억제력이 한반도를 넘어(beyond the Korean Peninsula) 안보, 자유, 번영을 뒷받침하는 지역 억제력에 기여해야 한다는 점을 인정했다”고 명시한 바 있다.

    SCM 공동성명, 추후 발표...이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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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규백(오른쪽)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전쟁부) 장관이 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SCM)를 마치고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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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상 양국 국방 수장은 SCM을 마치면 바로 합의한 내용을 공동성명 형식으로 내놓았었다. 하지만 올해는 한미 정상회담 이후 안보·관세 분야 팩트시트 작성이 논의 중인 만큼, 이 내용이 나온 뒤 SCM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로 했다. 여기에는 이번 SCM에서 주요 의제로 다뤄진 것으로 알려진 전작권 전환과 관련한 내용도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전작권 전환의 전반적 일정과, 3단계 검증 과정 중 2단계인 완전운용능력(FOC) 검증 마무리 시점 등이 제시될 가능성이 높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공동성명에선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검증 시기를 제시하는 등 이전보다 전향적인 형태의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의 한반도 방위 역할 확대, 미 전력에 대한 MRO 범위 등이 문서에 담길 경우 (동맹 현대화의)의미 있는 진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헤그세스 장관을 접견하고 전작권 회복과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 등을 논의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임기 내 전작권 조기 회복은 한미동맹이 한 단계 더 심화하고 발전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우리 군의 역량이 크게 강화해 한반도 방어를 한국이 주도하게 되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방위 부담도 경감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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