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차거래 잔고 추이/그래픽=이지혜 |
AI(인공지능) 버블 우려와 공매도 확산 조짐에 기술주 중심으로 급락세가 이어지며 하루만에 엔비디아 시가총액이 2000억달러 가량 증발했다. 국내에서도 대차거래잔고가 최고치를 돌파하는 등 투자자들 사이에서 단기 조정 가능성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대차거래잔고는 125조6194억원으로 사상 최대 금액을 기록했다. 대차거래잔고는 기관투자자가 차입자에게 주식을 빌려주는 거래에 대한 잔고로 공매도 선행지표로 여겨진다.
대차거래잔고는 지난 9월 해당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뒤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겼다. 이후 국내증시가 상승세를 이어가자 소폭 줄어들기도 했지만 지난달 말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글로벌 증시에서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순보유 잔고금액이 높은 기업은 코스피에서는 카카오페이(6.83%), 엘앤에프(6.24%), LG생활건강(4.7%), 한화비전(4.67%), 한미반도체(4.4%), 코스맥스(4.14%), 코스모신소재(3.94%), 덴티움(3.94%) 순으로 집계됐다. 코스닥에서는 다날(6.12%), 엔켐(5.49%), 에코프로(4.87%), 브이티(4.74%), 피엔티(4.64%), HLB(4.55%), 실리콘투(4.28%), 제룡전기(4.16%), HPSP(4.05%) 순으로 시가총액 대비 공매도 순보유 잔고 비율이 높았다.
특히 엘앤에프, 한미반도체, 코스모신소재 등 최근 상승세가 강했던 반도체와 2차전지 업종 중심으로 투자자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매도 순보유 잔고금액이 높다는 것은 향후 해당 종목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보는 시장의 시각이 늘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엘앤에프는 지난 3개월동안 주가가 76%가량 상승했고 한미반도체와 코스모신소재는 각각 50%, 26% 올랐다.
간밤 미국 증시는 AI(인공지능) 버블 우려 속 기술주 중심으로 급락했다.
지난 분기 기준 국내 투자자들이 테슬라, 엔비디아에 이어 가장 많이 보유한 AI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는 올해 3분기 순이익이 4억7560만달러로 전년동기대비 3배 이상 급증했다. 호실적에도 예상 PER(주가수익비율)이 200배를 웃돌아 고평가 논란이 불거지며 주가는 7% 넘게 하락했다.
또 2008년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배경으로 한 영화 빅쇼트의 주인공이자 월가의 유명 투자자 마이클 베리가 엔비디아에 공매도를 걸었다는 소식에 시가총액 1위이자 AI 대장주 엔비디아 시가총액은 5조달러 아래로 내려앉았다.
국내증시에서는 이날 개장 직후 외국인투자자 매도세에 코스피가 4000선을 내줬다. 이후 낙폭이 커지며 지난 4월 이후 7개월만에 유가증권시장에서 프로그램매도호가가 일시적으로 효력정지되는 사이드카가 발동됐고 코스닥시장도 뒤를 이어 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정이 일시적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재 공포탐욕지수는 극단적 공포 수준에 들어와 있다"며 "통상적으로 공포에 사고 탐욕에 파는게 맞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낙폭을 매수 기회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임종철 |
김창현 기자 hyun15@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