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이후 처음...일주일새 10% 급락
미국 셧다운 장기화에 유동성 우려
미국 셧다운 장기화에 유동성 우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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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 시장이 ‘검은 수요일(블랙 웬즈데이)’ 충격에 휩싸였다.
인공지능(AI) 고점 논란을 촉발한 ‘팰런티어 쇼크’로 뉴욕 증시가 폭락한 데 이어, 5일 코스피·코스닥이 5%대 폭락하는 등 아시아 증시와 가상화폐 시장까지 ‘위험자산 동반 투매’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디지털 금’으로 불리던 비트코인마저 10만달러 지지선이 붕괴되며 지난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시장의 공포 심리가 극에 달하고 있다.
5일 오후 3시 코인마켓캡 기준 비트코인(BTC)은 10만177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일 장중 10만달러 선이 붕괴되며 올해 6월 이후 최저치를 찍은 뒤 소폭 반등한 수치다. 주간 기준으로는 10% 넘게 급락한 수치다. 같은 시간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도 비트코인은 1억5168만원대를 기록해 1억5000만원 선이 위태로운 상황이다.
비트코인은 지난 10월 6일 기록한 사상 최고가(12만6000달러) 대비 불과 한 달 만에 20% 이상 하락하며 기술적 ‘약세장’에 진입했다. 특히 지난 10월 10일 ‘역대 최대 청산 이벤트’ 당시의 저점(10만3000달러)마저 하회하면서 단기 반등세가 완전히 꺾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른 주요 알트코인들의 하락 폭은 더욱 컸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ETH)은 3268달러로 일주일 새 18% 폭락했다. 솔라나(-20%), XRP(-16%), BNB(-16%) 등도 두 자릿수 하락률을 보이며 시장 전반에 ‘패닉셀’이 번지는 양상이다.
시장의 투자심리도 최악으로 치달았다. 가상화폐 데이터 분석 업체 얼터너티브의 ‘공포 및 탐욕 지수’는 20을 기록하며 ‘극단적 공포’ 단계로 주저앉았다. 불과 일주일 전 ‘탐욕’ 단계에 머물던 것과 비교하면 투심이 급격히 얼어붙은 것이다.
이번 가상화폐 시장의 급락은 전적으로 AI 거품 붕괴 우려로 촉발된 글로벌 증시 폭락과 궤를 같이한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모델인 마이클 버리가 엔비디아와 팰런티어에 대한 대규모 풋옵션(주가 하락에 베팅) 보유 사실을 공개한 것이 시장의 공포심리를 극단적으로 자극했다.
전문가들은 복합적인 매크로(거시경제) 악재가 시장을 짓누르고 있다고 진단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비롯한 위원들이 12월 금리 인하 기대감을 차단하는 ‘매파적 발언’을 내놓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여기에 셧다운 장기화로 고용지표 등 주요 경제 데이터 발표가 지연되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극에 달했다.
가상화폐 시장 내부의 수급도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온체인 분석업체 크립토퀀트에 따르면, 지난 10월 10일 대규모 청산 사태 이후 현물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훌리오 모레노 크립토퀀트 리서치 총괄은 “비트코인이 10만달러 지지선을 유지하지 못하고 하방 이탈할 경우 1~2개월 내에 7만2000달러까지 추락할 위험이 크다”고 경고했다.
폴 하워드 윈센트 트레이딩부문 이사 역시 “상장지수펀드(ETF) 등의 강한 매수세가 사라지고 장기 보유자들이 매도를 시작했다”며 “4년 주기의 약세장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향후 가상화폐 시장의 방향성에 대해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증시와의 높은 동조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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