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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12 (금)

    이슈 애니메이션 월드

    28세 맘다니 배우자도 관심…예술로 '미 제국주의' 정면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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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 역사상 가장 젊은 시장 부인
    맘다니 선거운동 배후서 조용히 활동
    아랍세계에 대한 애정 바탕 작품활동


    한국일보

    4일 뉴욕시장에 당선된 조란 맘다니(오른쪽) 민주당 후보와 그의 아내 라마 두와지가 뉴욕 브루클린의 한 극장에서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뉴욕=UPI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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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마는 단순히 내 아내가 아니다. 그는 그만의 방식으로 알려질 자격이 있는 놀라운 예술가다."

    지난 4일 치러진 미국 뉴욕시장 선거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당선된 민주당 후보 조란 맘다니(34)가 올해 5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서 배우자를 소개하며 남긴 문장이다. 맘다니가 '스타'로 떠오르면서 뉴욕에서 역사상 가장 젊은 '시장 부인' 자리에 앉게 되는 라마 두와지(28)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5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두와지는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태어나 9세에 아랍에미리트 두바이로 이주한 뒤 카타르에서도 학교를 다녔다. 이후 미국에 건너와 버지니아주 커먼웰스대를 졸업했고, 뉴욕 명문 예술대학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스쿨오브비주얼아츠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뉴욕에 거주하며 주로 중동을 주제로 한 작품을 만든다. 두와지의 부모는 시리아 다마스쿠스 출신의 무슬림으로 알려졌다.

    올해 2월 결혼한 두와지와 맘다니는 데이트 앱 '힌지'에서 만난 것으로 유명하다. 다만 두와지는 맘다니의 선거 운동 과정에서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BBC는 "미국의 후보자들이 가족적 가치에 대한 헌신을 보여주기 위해 종종 배우자들을 전면에 내세웠던 것을 고려하면 두와지의 부재는 주목할 만한 일이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미국 CNN은 두와지가 맘다니의 배후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맘다니의 캠페인 자료에 사용된 상징과 글꼴, 색상 등을 최종 확정한 것이 두와지였다는 것이다. 두와지는 4일 맘다니의 뉴욕시장 당선이 확정된 직후 남편의 소개를 받고 연단에 올라 박수를 받았지만, 별다른 연설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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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마 두와지의 인스타그램에 게재된 일러스트레이트 애니메이션 작품. 미국의 국가 폭력과 아랍 및 무슬림 국가에 대한 폭력, 여성 폭력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라마 두와지 인스타그램 캡처


    주로 흑백으로 표현되는 두와지의 작품 세계는 미 제국주의 비판과 아랍 세계에 대한 묘사 등을 담고 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인종 청소'를 비난하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에도 비판적이다. 최근 '보그'에 실린 뉴욕 의류 노동자 기사와 '뉴욕 매거진'에 실린 가자지구를 탈출하는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기사에 자신의 일러스트를 싣기도 했다.

    두와지는 올해 초 한 예술 잡지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미국의 상황에 대해 "뉴욕은 정말 암울하다"며 "너무 많은 사람들이 침묵을 강요당하는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미국과 팔레스타인, 시리아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내 목소리를 최대한 내는 것뿐"이라고 답했다. BBC는 이에 대해 "대체로 남편의 정책적 입장과 일맥상통한다"고 분석했다.

    두와지는 예술가들이 글로벌 이슈에 대해 책임감 있게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는 같은 인터뷰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참상으로부터의 피난처로서 예술을 창작하는 것도 나에게는 정치"라며 "예술은 우리 주변 세상에 대한 반응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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