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여러 지역에 정전 피해
젤렌스키 "대러 제재 필요" 호소
드론과 미사일을 이용한 러시아의 변전소 공격으로 8일 우크라이나 북부 도시 하르키우가 정전으로 암흑에 휩싸여 있다. 하르키우=EPA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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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원자력 발전소에 전력을 공급하는 변전소를 표적 공격해 최소 7명이 사망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러시아가 유럽의 핵 안전을 고의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며 국제사회의 대러 제재 동참을 요구하고 나섰다.
8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전날부터 이날 사이 우크라이나를 대상으로 무인기(드론)와 미사일을 집중 발사해 원자력 발전소 2곳에 전력을 공급하는 변전소를 공격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 따르면 러시아는 450대 이상의 드론과 45발의 미사일을 발사했으며, 이 중 일부가 아파트 건물 등을 강타했다. 드니프로시에서 3명이 사망하고 자포리자 지역에서 3명이, 하르키우 지역에서 1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무엇보다 겨울을 앞두고 변전소가 공격을 받으면서 간접적인 타격을 입은 지역도 광범위해졌다. 키예프와 폴타바, 하르키우 지역 에너지 시설이 피해를 입으면서 수천 명의 주민이 전기와 물을 공급받지 못했다. 이후 비상 전력망이 가동됐으나 여러 지역에서 정전이 지속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국영 에너지 기업 첸트렌에르고는 "이번 공격은 전쟁 발발 이후 우리 시설에 가해진 것 중 가장 큰 규모"라며 "키예프와 하르키우 발전소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국제사회에 러시아에 대한 제재 필요성을 호소하고 있다. 안드레이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은 이날 엑스(X)에 "우발적인 게 아니라 치밀하게 계획된 공격"이라며 "러시아는 유럽의 핵 안전을 고의적으로 위협하고 있다"고 유럽의 제재 동참을 요구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텔레그램 앱을 통해 "원자력 부문을 포함한 모든 러시아 에너지 산업을 겨냥한 제재 대응이 이뤄져야 한다"며 미국과 유럽 주요 국가의 관심을 요구했다.
겨울을 앞두고 난방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전력 부문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영 기업 나프토가즈에 따르면 러시아는 최근 두 달 동안 가스 시설을 최소 9차례 공격했다. 우크라이나 에너지 전문가 올렉산드르 하르첸코는 최근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일 때 키이우 열병합 발전소가 4일 이상 가동을 중단할 경우 기술적 재앙이 닥칠 것"이라 경고하기도 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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