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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8 (월)

    “손회장한테 찍히면, 기본 2배부터 시작”…반년새 90% 뛴 ‘마벨’ 어떤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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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춤형 AI반도체 설계기업
    6개월새 주가 89% 올라서

    소프트뱅크 연초 인수 추진
    PER 681배 고평가 지적도


    매일경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 [연합뉴스]


    맞춤형 인공지능(AI) 반도체 설계 기업인 마벨테크놀로지(MRVL) 주가가 반년 만에 두 배 가까이 상승하면서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마벨은 주문형 반도체(ASIC) 설계 역량을 바탕으로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같은 클라우드 기업의 핵심 파트너로 부상한 회사다.

    나스닥에 상장된 마벨 주가는 지난 7일(현지시간) 90.92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올해 1월 23일 종가 기준 126.06달러를 기록했는데 1분기 실적 충격 이후 급락해 지난 4월 21일에는 49.38달러까지 떨어졌다. 이후 AI 열풍에 올라타 반년 새 89%가량 올랐다.

    엔비디아, 브로드컴 등 다른 반도체 기업과 마찬가지로 마벨도 AI 클라우드 사업이 실적 성장을 이끌고 있다. 올해 2분기 마벨은 매출 20억1000만달러(약 2조8900억원), 순이익 1억9480만달러(약 2800억원)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58% 증가했고 흑자 전환했다. 전 분기 대비로는 매출은 6%, 순이익은 9% 성장했다.

    증권가에서는 마벨의 성장성이 단기 이벤트가 아닌 구조적 변화에 기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클라우드 기업들이 AI 모델을 대형화하며 맞춤형 칩 수요가 급증하고 네트워크·스토리지 인프라스트럭처 확충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어서다.

    다만 단기간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 높은 클라우드 고객사 의존도, 반도체 업종 특유의 사이클 변동성 등은 잠재 리스크로 꼽힌다. 7일 기준 마벨의 주가수익비율(PER)은 681.20배다. 엔비디아는 53.24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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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5년 설립된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인 마벨의 강점은 AI 데이터센터의 핵심인 데이터 전송 속도를 크게 향상하는 칩을 특정 고객에게 최적화된 방식으로 설계한다는 점이다. 설립 초기에는 하드디스크(HDD)용 스토리지 컨트롤러와 이더넷 네트워크 칩을 주력으로 생산하며 데이터 이동·저장 기술을 축적했다. 이 기술은 현재 AI 시대의 데이터 병목현상을 해소하는 핵심 역량으로 이어졌다.

    이후 데이터센터와 통신 인프라용 반도체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특히 2010년대 후반부터 ASIC 사업을 본격화하며 고객 맞춤형 AI·클라우드 칩 시장으로 진출했다. 2020년에는 고속 광통신 칩 기업인 인피를 인수하며 AI 데이터센터 네트워킹 인프라의 핵심 역량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아마존웹서비스(AWS), MS 애저 등 글로벌 클라우드 고객사와 협력해 AI용 맞춤형 반도체를 설계하고 있다.

    특히 마벨은 연산, 연결, 저장을 통합하는 ‘AI 가속기’를 제공한다. 데이터의 이동, 저장, 병목현상까지 함께 해결하는 점이 경쟁력이다. AI 서버 성능은 GPU 연산력뿐 아니라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게 주고받느냐에 좌우된다. 엔비디아가 슈퍼카(GPU)를 만드는 회사라면, 마벨은 슈퍼카가 막힘없이 달릴 수 있도록 도로를 깔아주는 셈이다.

    한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올 초 마벨에 대한 인수·합병(M&A)을 추진하기도 했다. 소프트뱅크는 이미 반도체 설계의 밑그림을 그리는 Arm을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마벨을 더해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장악력을 높이려던 것으로 풀이된다. 협상 과정에서 이견이 나와 실제 거래가 이뤄지진 않았지만, 반도체 업계 사상 최대 규모 M&A가 될 수 있었다. 7일 기준 마벨의 시가총액은 784억달러다. 업계에서는 여전히 두 회사 간 M&A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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