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장기보유자 매도 압력커져
전문가 “유동성 회수위해 반등마다 매도”
조정장 기간 놓고는 “최대 1년 예상”
전문가 “유동성 회수위해 반등마다 매도”
조정장 기간 놓고는 “최대 1년 예상”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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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격이 10만 달러 선에서 지루한 공방을 이어가는 가운데, 시장의 상승 동력이 ‘큰손’들의 지속적인 매도 압력에 발목을 잡혔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재 가상자산 시장의 가격 움직임이 2000년대 ‘닷컴 버블’ 붕괴 직후와 유사하다는 진단이다. 당시 벤처캐피털(VC) 투자자들은 주식 가치가 폭락한 뒤 의무보유(락업) 기간으로 인해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했다. 이후 락업이 해제되자마 유동성 확보를 위해 시장이 반등할 때마다 필사적으로 주식을 매도했고, 이는 기술주 시장이 전고점을 회복하는 데 16년이 걸리는 장기 침체의 원인이 됐다.
10일 암호화폐 분석가 조르디 비서(Jordi Visser)는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현재 암호화폐 시장에서 정확히 동일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솔라나, 이더리움, 그리고 비트코인에 이르기까지 VC와 내부 투자자들이 유동성과 상환을 갈망하며 모든 랠리마다 매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현재 시장이 ‘락업 오버행’으로 인한 지속적인 가격 저항선에 직면해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분석은 온체인 데이터로도 뒷받침된다. 훌리오 모레노 크립토퀀트 애널리스트는 “비트코인 장기보유자(LTH)의 매도는 강세장에서 흔히 발생하는 일”이라면서도 “중요한 것은 이 물량을 흡수할 만큼의 수요가 존재하는지 여부”라고 지적했다.
훌리오 모레노 크립토퀀트 분석가가 공개한 ‘비트코인 장기보유자(LTH) 지출 및 수요 성장’ 차트. 10월 이후 수요(붉은색 영역)가 위축되면서, 장기보유자의 매도 물량(차트 상단 회색선)이 시장에서 제대로 흡수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출처=엑스(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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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제시한 차트에 따르면, 지난 10월부터 장기보유자의 매도세는 계속 증가하고 있지만, 시장의 ‘명백한 수요 증가’는 오히려 위축되고 있다. 올해 초와 같이 수요가 왕성할 때는 LTH의 매도 물량을 흡수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현재는 수요가 공급을 따라가지 못해 가격 상승이 억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지속적인 매도 압력은 10월 이후 시장에 만연한 약세장 공포를 설명해준다. 일부 분석가들은 비트코인 가격이 10만달러 선에서 바닥을 다지고 있다고 보지만, 매도 압력이 계속될 경우 9만 2000달러선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비서는 가상자산 시장의 회복이 닷컴 버블 때처럼 16년이나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닷컴 버블 붕괴 이후의 상황을 통해 현재의 매도 압력 역학을 설명하는 것일 뿐”이라며, “가상자산 시장은 이미 이러한 통합 단계의 거의 끝에 와 있으며, 최대 1년 정도 남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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