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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6 (토)

    “이제는 말이 아니라 실행의 시대” GTC 2025가 보여준 AI 기반 산업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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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비디아가 주최한 ‘GTC 2025’가 미국 워싱턴DC에서 10월 26일부터 29일까지 개최됐다. 이번 행사는 기술 산업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지 해답을 보여준 자리였다. 눈길을 끄는 화려한 신제품 공개는 많지 않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의미 있는 장면들이 이어졌다. 현장을 다녀온 필자는 여전히 그 여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무대의 중심에는 엔비디아의 분명한 전략이 있었다. 엔비디아가 단순한 반도체 기업을 넘어, 현대 경제 전반의 기반이자 핵심 축으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음을 명확히 드러낸 행사였다.


    특히 올해는 CEO 젠슨 황이 워싱턴 행사에서 처음으로 기조연설을 진행하면서 그 의미가 더욱 컸다. 황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AI 혁명은 이미 시작됐고, 그 규모는 거대하며, 그 중심은 바로 미국이다.”


    올해 GTC에서 인상 깊었던 핵심 포인트를 정리해 본다.


    ITWorld

    Raul Le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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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것이 압도적

    가장 놀라운 것은 5,000억 달러라는 숫자였다. 이는 젠슨 황이 블랙웰(Blackwell)과 차세대 루빈(Rubin) 플랫폼을 통해 내년까지 예상하고 있는 누적 매출 규모다. 잠시 그 수치를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황은 2026년 말까지 약 2,000만 개의 GPU를 출하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덧붙인 말은 이 전망의 규모를 더욱 실감하게 만들었다. 황은 “이 정도의 재무적 예측은 기술 업계에서 전례가 없다”라고 말했다. 더 놀라운 점은 이 거대한 수치에 중국 시장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수출 통제 때문에 이번 계산에는 ‘서방’ 시장의 수요만 반영됐다. 이는 현재의 공급 규모가 AI 연산 자원에 대한 수요를 아직 한참 충족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엔비디아는 신제품을 매년 내놓는 공격적인 출시 주기를 유지하고 있다. 이미 블랙웰 울트라(Blackwell Ultra)가 시장에 출시된 가운데, 내년에는 차세대 플랫폼 루빈이 그 뒤를 이을 예정이다. 이번 변화는 단일 서버 수준을 넘어 전체 랙 단위로 확장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베라 루빈 NVL144(Vera Rubin NVL144)로, 이 시스템은 144개의 고성능 GPU를 하나의 통합된 장치로 구성했다. 엔비디아는 대규모 연산 환경을 지원하기 위해 강력한 데이터 프로세서인 블루필드-4(BlueField-4) DPU도 공개했다. 이 칩은 이름 그대로 ‘괴물급’ 성능을 자랑한다. 현재 구축되고 있는 인프라의 규모는 그 복잡성과 속도 면에서 인간이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로 방대하다.


    향후 10년을 결정할 파트너십

    이번 GTC 2025의 핵심은 단일 기업의 발표가 아니라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연합의 무대’였다. 엔비디아는 사실상 모든 분야에 걸쳐 협력 관계를 확대하며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먼저 미국 정부와의 협력이 눈에 띈다. 엔비디아는 오라클과 HPE와 함께 미국 에너지부(Department of Energy)를 위한 7대의 AI 슈퍼컴퓨터 구축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그중 핵심은 10만 개의 블랙웰 GPU로 구성된 솔스티스(Solstice)로, 이는 단순한 과학 연구용을 넘어 국가 안보와 기술 주권을 위한 전략적 인프라로 평가된다.


    통신 분야에서도 거대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엔비디아는 노키아에 10억 달러를 투자해 6G 시대를 대비한 이동통신 네트워크 구조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려 하고 있다. 또 T모바일과 협력해 2026년부터 6G 시범 사업을 시작할 예정으로, 이는 단순한 구상이 아닌 실행 단계의 계획이다.


    기업용 AI 영역에서도 현실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와 팔란티어는 사이버보안과 글로벌 공급망 관리 등 다양한 영역에 AI 에이전트를 깊이 통합하고 있다. 현장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발표 중 하나는 우버의 계획이었다. 우버는 2027년부터 엔비디아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10만 대 규모의 로보택시(자율주행 택시)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구실 단계에 머물던 AI 기술이 실제 산업 현장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ITWorld

    Raul Le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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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 발명하고 미국에서 만든다

    이번 행사에서 반복적으로 강조된 주제는 ‘미국 제조업의 부활’이었다. 젠슨 황은 연설에서 현 미국 행정부의 친에너지·친제조 정책을 명확히 지지하며 이를 높이 평가했다. 황은 “기술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서는 혁신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할 충분한 에너지와 견고한 산업 기반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황은 미국 내에서 구축 중인 구체적인 공급망 계획을 공개했다.


    • - 블랙웰 칩은 미국 애리조나주에 새로 건설된 TSMC 공장에서 생산된다.
    • - 조립은 텍사스에 위치한 폭스콘 시설에서 이뤄진다.
    • - 고대역폭 메모리(HBM) 칩은 인디애나주 공장에서 공급된다.

    이는 기존 글로벌 분업 구조에서 벗어나 미국 중심의 제조 체계로 전환되는 중대한 변화다. 엔비디아는 여기에 더해 자사의 옴니버스(Omniverse) 기술을 활용해 협력사가 미래형 초고효율 로봇 공장을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AI의 힘으로 다시 태어나는 ‘산업 르네상스’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진정한 제조업의 부활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오픈소스 생태계의 기반

    오픈소스 생태계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필자의 입장에서, 올해 엔비디아 GTC에서 특히 주목한 부분은 레드햇의 역할이었다. 이번 행사에서 레드햇의 존재감을 직접 확인하며 그동안 확신해 온 사실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막강한 하드웨어에는 그에 걸맞은 강력하고 유연하며 안전한 소프트웨어 기반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이다.


    레드햇이 전한 메시지는 언제나처럼 단순하고 명확했다. “함께할 때 더 강해진다(We’re better together).” 이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현재 레드햇의 AI 솔루션이 엔비디아 하드웨어 위에서 실행될 확률은 95% 이상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우리의 목표는 두 기술이 완벽하게 통합되고, 동시에 보안성까지 보장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GTC DC 2025의 공식 후원사로 참여한 레드햇은 AI 생태계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주며, 현대적 AI 및 컴퓨팅 인프라 분야의 선도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레드햇의 전략은 ‘레드햇과 엔비디아: 함께할 때 더 강해진다(Red Hat & NVIDIA: Better Together)’라는 메시지를 중심에 둔다. 엔비디아의 혁신을 보완하며 더 빠르고 신뢰할 수 있는 운영 환경을 제공해 AI 도입을 가속화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행사에서 레드햇의 목표는 명확했다. 자사의 AI 전략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엔비디아 고객 및 파트너와의 관계를 강화하며, 오픈소스가 새로운 지능형 인프라 시대의 기반이 될 수 있음을 직접 보여주는 것이었다. 레드햇 측은 미국의 새로운 산업 생태계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강력하고 개방적인 소프트웨어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정부의 슈퍼컴퓨터부터 제조 현장에 이르기까지, 안정성과 보안성을 갖춘 기술 기반을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GTC 주간 동안 레드햇은 엔비디아와 함께 AI 개발을 보다 단순하고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두 가지 주요 협력을 발표했다.


    첫 번째는 엔비디아의 쿠다 툴킷(NVIDIA CUDA Toolkit)이 이제 레드햇의 주요 플랫폼인 RHEL, 오픈시프트(OpenShift), 그리고 레드햇 AI(Red Hat AI)를 통해 직접 제공된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개발자는 필수 GPU 도구를 하나의 신뢰할 수 있는 소스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두 번째는 레드햇이 새롭게 선보인 STIG 강화 범용 베이스 이미지(UBI-STIG)다. 엔비디아는 이를 활용해 정부 기관용 GPU 오퍼레이터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공공 부문이 보다 안전하게 AI/ML 환경을 구축하고 확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컨벤션 센터를 나서며 한 가지를 분명하게 느꼈다. 이제 기술 업계는 AI에 대해 이야기만 하는 단계가 아니라, 실제로 그것을 ‘구축’하고 있다. 그 규모와 속도는 지금까지 어떤 기술 변화에서도 본 적이 없을 만큼 압도적이었다. 앞으로 몇 년간 펼쳐질 변화는 그야말로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흥미로울 것이다.


    dl-itworldkorea@foundryco.com



    Raul Leite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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