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기업가치 인정받기 위해 노력할 것"
케이뱅크의 '세번째' 기업공개(IPO) 도전/그래픽=윤선정 |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세번째 기업공개(IPO) 절차에 착수했다. 앞서 두 차례 상장을 철회한 경험을 거름 삼아 내년 상반기 내로 유가증권시장(KOSPI·코스피) 입성을 완료할 계획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이날 한국거래소에 코스피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예심)를 청구했다. 2022년과 2024년에 이어 세번째 도전이다. 앞선 두 차례 상장은 시장 여건 악화와 수요 예측 부진 등으로 무산됐다.
재무적투자자(FI)와의 계약을 지키려면 내년 7월까지 상장을 완료해야 해 사실상 '마지막 기회'다. 이미 예심 절차를 두 번이나 밟아본 만큼 심사가 발목을 잡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심 결과는 청구일로부터 최대 45영업일 내 통보돼 내년 1월이면 승인여부가 가려진다.
승인을 받으면 금융당국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순으로 절차가 이어진다. 전체 일정이 차질없이 진행된다면 케이뱅크는 내년 상반기 코스피 상장이 이뤄진다.
케이뱅크는 이번 IPO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대주주 비씨카드가 2021년 약 1조2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MBK파트너스, 베인캐피털 등 재무투자자(FI)들로부터 7250억원을 조달할 때 2026년 7월까지 상장을 조건으로 콜옵션과 드래그얼롱 조건을 걸어놔서다.
기한 내 상장을 통한 구주매출에 성공하지 못하면 비씨카드가 재무투자자들의 일부 지분을 사들이거나(콜옵션) 재무투자자들이 지분을 3자에 매각할 때 비씨카드 지분까지 강제로 동반 매각(드래그얼롱)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이뱅크와 대주주 입장에서 가장 피해야할 시나리오다.
흥행 여부는 기업가치 산정에 달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상장 수요예측 때는 공모가 밴드를 9500~1만2000원으로 두고 4조~5조원의 밸류에이션을 기대했으나 부진했다. 이번에는 몸값을 낮추거나 구주매출 비중 축소 등 다양한 방안이 거론된다. 차후 제출할 증권신고서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전망이다.
케이뱅크는 안정적인 성장을 IPO 전면에 내세울 예정이다. 지난해 흑자 전환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순이익 증가세다. 핵심 제휴사 업비트와 1년 연장 계약에 성공했고 개인사업자 특화 전략 등으로 업비트의 수신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체질 개선 효과도 드러나고 있다.
증시 환경이 우호적이라는 기대감도 있다. 정부의 '코스피 5000' 정책에 탄력을 받아 증시에 풍부한 유동성이 공급되고 있는 분위기가 내년에도 이어진다면 케이뱅크도 수요예측에서 호조를 볼 수 있다. 하반기보다 상반기에 기관과 개인의 자금 '실탄'이 풍부하다는 점도 노림수다.
다만 인터넷은행권 전반의 '은행업'과 '플랫폼업' 사이의 불확실한 정체성과 금리인하기에 줄어드는 예대마진 등 불안한 요소도 여전하다. 직접적인 피어그룹(비교군)으로 꼽히는 카카오뱅크가 증시 '불장'이 무색하게 지난 6개월 동안 주가가 고점 대비 30% 넘게 빠졌다는 점도 변수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상장을 통해 중소기업 시장 진출, 인공지능 전환, 포용금융 등에 힘쓰겠다"라며 "철저한 준비로 상장을 통해 올바른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