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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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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몰 잠수함은 韓서, 대형은 美필리조선소서 건조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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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한화오션 미국 필리조선소 전경. 한화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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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한국의 원자력추진 잠수함(원잠) 건조를 허용했지만 건조 위치를 두고 한미 간 이견이 드러난 가운데 원잠을 한미 양국 모두에서 건조하는 방안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한국 원잠 건조를 미국 내 조선업 부활과 연계하기를 원하는 미국 측 입장을 수용하면서도 한국 내 원잠 건조 생태계까지 구축할 수 있는 '트윈 생산 체제'를 갖추자는 것이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미국 조선소에서는 한국 기업이 참여해 미국형 원잠을 건조하고, 한국 조선소에서는 기술제휴를 통해 한국형 원잠을 건조하는 트윈 생산 체제를 마련하면 양국 모두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8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소재 필리조선소를 방문한 뒤 이 같은 주장을 내놨다. 필리조선소는 한화오션의 미국 내 사업장으로, 한미 조선업협력(MASGA) 프로젝트의 상징이다.

    김 의원은 "미국 잠수함은 미국에서, 한국 잠수함은 한국에서 건조한다는 기본원칙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미국에 있는 필리조선소가 미 해군에 필요한 첨단 해군전력을 구축할 수 있는 조선소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기업(한화오션)으로서도 좋은 일"이라고 했다. 이어 "필리조선소에서 원잠과 관련한 모든 생산라인을 구축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워 보인다"며 "원자로 등 핵심 부품을 조립하고 완성하는 시스템 중심의 조선소 모델로 설계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필리조선소는 면적 39만6696㎡로 한화오션 거제 옥포조선소(490만㎡)의 10분의 1이 안 되는 규모다.

    김 의원 주장은 필리조선소 생산설비를 대폭 확충해 미국이 필요로 하는 대형 원잠을 건조하고, 한국에 필요한 소형 원잠은 국내에서 짓는 방향으로 이원화하자는 것이다. 미국은 주로 1만~2만t급 대형 원잠을 운용한다. 반면 한국은 한반도 영해 내 방어를 목적으로 원잠을 건조하길 원한다. 정부는 한반도 주변 해역의 평균 수심을 감안해 6000t급 전후의 소형 원잠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김 의원 주장은 "(미국 내) 필리조선소에서 (원잠 건설을 위한) 잠수함 시설을 투자한다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정부 입장(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차이가 있다.

    지난달 말 한미정상회담 이후 2주 가까이 정상 간 합의 내용을 담은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발표가 이뤄지지 않는 것도 건조 장소에 대한 양국의 의견 차이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제조업 부흥 정책을 이끌고 있는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미국 내에서 한국 원잠을 건조해야 한다는 뜻을 강경하게 내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KBS 라디오에 출연해 조인트 팩트시트가 늦어지는 배경에 대해 "러트닉 장관이 더 몽니를 부린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최희석 기자 /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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