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짐, 뒤틀림 등 변수…최대 방호 조치
10일 오후 울산 남구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5호기 붕괴 현장 주변이 통제되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추가 붕괴 가능성이 높아 사고 현장 주변 4·6호기를 발파해 해체한다. 울산=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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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간 사고 현장 안에 있다가 4·6호기에서 자꾸 찌그덕대는 소리가 나서 (붕괴될까 봐) 나왔어요."
울산 남구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4·6호기 발파를 하루 앞둔 10일 오후 사고 현장에는 무거운 긴장감이 감돌았다. 발전소 담장 건너편에서 만난 한 중장비업체 관계자는 "육안으로 봐도 위험한 상태라 일단 인력과 장비는 다 뺐다"며 "발파가 마무리되는 대로 다시 투입해 철골 구조물 등을 잘라 크레인으로 들어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5호기 붕괴로 매몰된 4명을 아직 구하지 못한 가운데 수색의 걸림돌로 지목된 4·6호기가 11일 정오에 발파된다. 구조 속도를 높이려는 조치이지만 매몰자 안전은 물론 추가 사고 우려도 제기된다.
10일 중앙사고수습본부는 매몰자를 안전하고 신속하게 구조하기 위해 4·6호기 해체를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오영민 고용노동부 안전보건감독국장은 이날 사고 현장 브리핑에서 "해체 대상인 보일러 타워 계측 결과 발파 허용범위(62㎜) 내인 38~44㎜로 측정돼 계획한 작업을 정상적으로 하고 있다"며 "사전 취약화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발파 후 수색을 재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취약화는 철거 전 구조물이 잘 무너질 수 있도록 기둥과 철골을 절단하는 절차로 4호기는 100% 완료, 6호기는 75% 진행됐다. 5호기가 90% 진행된 상태에서 붕괴된 만큼 6호기 역시 위험성이 크다. 이에 대해 오 국장은 "1m, 13m 지점에서 원하는 방향으로 무너지도록 취약화 작업을 진행 중"이라면서 "5호기처럼 구조물 안에 들어가서 하는 게 아니라 고소 작업대를 배치해 밖에서 작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10일 오후 울산 남구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기둥 폭약 부착 예상 지점(동그라미)에 발파 대비 방호시설이 설치돼 있다. 울산= 박은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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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파는 작업의 시급성을 고려해 사고가 난 5호기의 발파·해체 하도급 업체인 코리아카코가 그대로 맡는다. 발파에 사용할 성형폭약 140㎏과 기폭장치 120개도 현장에 도착했다. 성형폭약은 폭발압으로 단순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순간적으로 형성되는 칼날 같은 금속 물체로 부재를 잘라내는 폭약이다. 세계적인 발파해체 전문회사 영국 CDG사 출신 한 엔지니어는 발파 준비 현장을 보고 "철제 기둥 두 개의 각 위아래에 박스 형태로 1차 방호 작업 된 부분이 폭약을 설치하는 곳"이라며 "성형폭약으로 핵심 연결 부위를 잘라내고 동시에 다이너마이트 폭발력으로 기둥을 밀어내 스스로 무너지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경찰은 이날 오후 6시부터 발파 지점으로부터 300m를 안전구역으로 정해 접근을 통제하고 있다. 이송규 한국안전전문가협회 회장은 "바닷가라 부식이 빠르게 진행된 데다 5호기 붕괴에 따른 진동으로 많이 뒤틀린 상태일 것"이라며 "각종 변수를 예상해 평소보다 2~3배 이상 넓게 안전 대피 구역을 설정하는 등 방호 조치를 강화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6일 오후 2시 2분쯤 울산화력발전소에서는 철거 작업 중이던 보일러 타워 5호기가 무너져 노동자 9명을 덮쳤다. 이 가운데 2명은 자력으로 대피했으나 3명은 숨졌고, 사망이 추정되는 2명과 실종자 2명은 매몰 상태다.
울산= 박은경 기자 chang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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