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 건국후 첫 정상 백악관 방문
2차 제재 담은 '시저법' 180일간 유예
지난 5월(현지시간) 사우디 리야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대통령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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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샤라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오전 백악관에 도착해 두 시간 가까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했다. 알샤라 대통령의 백악관 도착뿐 아니라 회담까지 모두 언론에 공개되지 않았다.
1946년 시리아 건국 후 시리아 대통령이 워싱턴DC의 백악관을 찾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알샤라 대통령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조직 알카에다 소속으로 수년간 이라크의 미군 교도소에 수감됐던 인물이다. 알샤라 대통령은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발하자 알카에다 연계 조직 '누스라 전선'을 창설했지만, 2016년 알카에다와 결별했다. 이후 시리아 북부의 4개 반군 조직을 통합해 이슬람 무장단체인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을 결성했으며, 지난해 12월 시리아를 오랫동안 철권 통치해온 알아사드 정권을 축출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이 같은 이력을 지닌 알샤라 대통령이 미국의 수도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대좌한 것은 수십년간 국제 제재 속에 고립돼온 시리아가 미국 등 서방과 협력 및 개방을 시작하는 상징적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은 오랜 내전과 국제 제재로 황폐해진 시리아의 재건 사업을 촉진하기 위해 이날 '시저 시리아 민간인 보호법(Caesar Act·시저법)'에 따른 제재 부과를 180일간 유예하기로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재무부·국무부·상무부 합동 발표 자료에서 "시저법의 일부 제재 집행을 정지해 시리아에 대한 지속적인 제재 완화 의지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2019년 발효된 시저법은 시리아 알아사드 정권에서 자행된 민간인 학살·고문을 폭로한 군 사진가의 코드명에서 이름을 따온 것이다. 시리아 정부, 군대, 금융기관 등과 거래한 제3국 기업·개인에 대해 미국이 2차 제재를 부과하는 게 핵심이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당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함께 알샤라 대통령을 만났고,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에 대한 제재 해제를 약속한 바 있다. 이후 시리아 내 특정 개인의 재산을 동결하고 특정 물품의 수출을 금지하는 2004년 행정명령을 폐지하고 알샤라 대통령이 결성한 HTS의 외국 테러단체 지정을 철회하는 등 경제적·외교적 제재를 단계적으로 완화해왔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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